[시론] 정치개혁 더 늦출 수 없다

[시론] 정치개혁 더 늦출 수 없다

김영래 기자 기자
입력 2003-12-10 00:00
수정 2003-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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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제244회 임시국회가 열린다.지난 100일간 정기국회가 열렸으나 국정감사 이외에는 별다른 의정 활동도 없이 민주당 분당,특검,대통령 재신임 문제 등으로 정쟁만 일삼으며 허송세월하다 예산안을 법정기일인 지난 2일까지 통과시키지 못한 국회가 새해 예산안 때문에 불가피하게 임시국회를 소집하게 되었다고 한다.

회기가 30일간이기 때문에 이번 임시국회는 2004년 1월 초 폐회될 예정이다.그러나 연말연시도 없이 의정활동을 하겠다는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물론 예산 심의 등 처리할 안건이 산적해 임시국회가 불가피한 측면도 있지만,한편에서는 체포동의안이 제출된 6명의 동료 의원을 보호하기 위한 ‘방탄 국회’라는 비난도 대단하다.이런 식으로 가면 내년 4월 총선 직전까지 무휴국회(無休國會)가 될지도 모르니 ‘가장 열심히 의정활동을 한 국회(?)’로 기록될지도 모르겠다.

이번 임시국회는 예산안 심의 통과가 우선이다.그러나 그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정치개혁이다.앞으로 4개월 있으면 제17대 국회의원 선거가 실시되는데,선거의 기본틀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선거법에 의하면 국회는 선거구획정위원회를 구성,국회의원 선거일 1년 전에 선거구 획정안을 마련하여 국회의장에 보고하도록 돼 있으나,아직도 선거구 획정안을 마련하지 못해 국회의원 스스로 만든 선거법을 어기고 있다.

그뿐 아니다.2001년 7월19일 헌법재판소는 현행 1인1표제에 따른 비례대표의 배분 양식은 위헌이라고 판결,이를 금년 말까지 개정해야 된다고 했는데,역시 깜깜무소식이다.정치개혁을 위해 구성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수차례에 걸쳐 활동 기한을 연장했지만 지금까지 정치개혁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알 수 없다.

국민들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투명한 정치자금을 위한 정치구조의 개혁이다.정치자금의 투명성 확보 없이 한국정치는 발전할 수 없다.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벌써 1년이 지났으나,불법 대선자금 문제는 이제 겨우 수면위로 부상하고 있다.앞으로 대통령 측근에 대한 특검이 실시되면 역대 대선 중 가장 깨끗하고 돈이 적게 들었다는 제16대 대통령 선거자금의 실상이 어느 정도 알려질 수도 있다.

대선에서 패배한 야당도 자유롭지 못하다.SK비자금 100억원 문제에 이어 이번에는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개인후원회 부회장 겸 법률 고문이 거액의 대선자금 모금과 관련돼 긴급체포됨으로써 과연 한나라당의 불법 대선자금의 끝은 어디인지 알 수 없게 됐다.

지난 3일 국회의장 자문기구인 범국민정치개혁협의회는 단일은행 계좌 사용을 통한 정치자금실명제 도입,1회 100만원 이상 정치자금 기부자의 인적 사항 공개,지구당 후원회 폐지 등을 골자로 한 정치자금법 개혁안을 제출했다.또 8일에는 1인2투표제,비례대표의 확대,선거연령 19세로의 하향,지구당 폐지 등을 중심으로 한 개혁안을 제출했다.

국회는 이제 정치개혁을 위해 정개협이 제출한 개혁안을 받아들여야 한다.더 이상 국회의원 스스로 정치개혁안의 합의를 이끌어내기는 어렵다.국회가 정개협의 제출안을 국회의장 자문기구라는 이유로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당리당략과 현직 의원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겉핥기식 개혁을 하면 정치권은 공멸한다.

이번임시국회에서 정개협의 정치개혁안을 반드시 입법화하고,내년 총선거가 투명한 선거자금에 의해 실시돼 더 이상 선거 후유증이 없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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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영 래 아주대 교수 정치학
2003-12-1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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