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사는 이야기] 사과 하루에 한개씩

[먹고 사는 이야기] 사과 하루에 한개씩

임경숙 기자 기자
입력 2003-10-13 00:00
수정 2003-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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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에서 사과 만큼 자주 등장하는 과일도 없다.성서에 나오는 ‘아담의 선악과’,고대 도시국가 트로이를 멸망으로 몰아넣은 ‘파리스의 사과’,14세기 약소국의 독립운동에 불을 지핀 스위스의 명사냥꾼 ‘빌헬름의 사과’,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하게 해 준 ‘뉴턴의 사과’….사과는 인류 역사의 변곡점을 이루는 물건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렇듯 인류와 친숙한 사과의 계절이 돌아왔다.사과 집산지인 경북과 충청도 일대에서는 지금 능금미인 뽑기,사과 빨리 깎기,사과 탑 쌓기 등의 이벤트로 사과의 계절을 즐기고 있다.태풍 ‘매미’로 인해 작황이 예년보다 못하다고는 하지만 산비탈 과수원에서 빨갛게 익어가는 사과는 바라만 보아도 사람의 마음을 넉넉하게 해준다.

사과는 장미과에 속하는 온대성 과일로 분류된다.말레이시아나 태국 같은 열대지방에서도 재배가 가능하나 수분과 당분이 적고 조직이 단단해 맛이 떨어진다.우리나라와 같이 일조량과 기온차가 적당한 지역에서 자란 것이 수분도 많고 당도와 신맛이 조화를 이뤄 사과 본래의 맛을낸다.

사과는 85% 정도가 수분이고,당질이 일부 들어있다.단백질이나 지방의 함량은 무시해도 좋을 정도로 적다.사과 한 개의 열량은 약 82㎉에 달하나 당질의 혈당지수는 35 정도로 비교적 낮은 편이다.식이 섬유소도 적당히 들어있고 항산화 기능성 물질 ‘퀘르세틴’을 함유하고 있어 뇌졸중이나 동맥경화증 같은 질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

사과가 몸에 좋다는 사실은 수많은 연구결과가 입증하고 있다.핀란드 국립보건원이 9208명의 핀란드인을 대상으로 28년간 추적조사한 결과,사과를 많이 섭취한 사람들은 혈전성 뇌졸중 발생률이 60% 정도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연구팀은 사과뿐만 아니라 사과주스도 콜레스테롤의 산화를 막아 동맥경화증의 위험도를 낮춰준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사과는 다이어트 음식으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실제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주립대학의 올리베라 박사 연구팀은 식이섬유소·칼로리 등의 함량이 비슷한 사과와 귀리과자를 비만환자에게 먹여 체중감소 효과를 측정한 결과 사과가 더 효과적이었다며,사과의 다이어트 효과를 과학적으로 증명해 주었다.

‘아침에 사과’라는 말이 있듯이 사과는 아침에 먹는 것이 특히 좋다.사과에 들어있는 포도당과 과당은 아침 나절의 에너지원으로는 아주 적격이지만,활동량이 적은 저녁시간에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켜 체지방 합성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사과는 그냥 깎아서 날로 먹어도 좋지만 오븐에 살짝 구워 먹는 것도 일품이다.계핏가루를 살짝 뿌리면 향이 은은해져 더욱 좋다.

‘하루에 사과 한 알이면 의사가 필요없다.’고 했다.사과 한 입 베어물고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고 해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다짐한 스피노자를 생각해 보는 것도 이 가을에 몸과 마음을 살찌우는 방법일 터이다.

임경숙 수원대 교수 식품영양학과
2003-10-13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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