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로 살아난 ‘열사 전태일’/김정환 소설 ‘남자, 여자, 그리고 영화’

소설로 살아난 ‘열사 전태일’/김정환 소설 ‘남자, 여자, 그리고 영화’

입력 2003-09-24 00:00
수정 2003-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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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인터넷 신문 프레시안에 연재할 당시 ‘읽는 영화’라는 평을 받으며 눈길을 끌었던 시인 김정환의 ‘남자,여자,그리고 영화’(웅진북스 펴냄)가 출간됐다.

이 소설은 ‘전태일에 대한 명상’이란 부제가 말하듯 청계천 피복노조를 이끌다 분신한 한국 노동운동의 상징 전태일의 삶을 조명한 작품이다.작가는 그의 생애를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면서 운동권 대학생의 이야기와 교차시키며 입체적으로 그린다.

소설의 한 축은 학생운동으로 수배,잠행중인 서울대 법대 68학번 주인공 ‘화자’와 애인인 음대생 여자의 이야기.

고(故)조영래 변호사를 모델로 한 듯한 ‘화자’의 긴박한 도바리(수배를 피한 잠행)생활을 중심으로 암울했던 70년대의 학생운동권 풍속도를 정밀하게 재현한다.그 속에서 전태일의 삶이 학생운동권에 드리운 그림자 등 그를 통해 잊어서는 안될 역사의 물줄기를 오롯이 복원시킨다.

작품의 다른 축은 전태일의 삶이다.세 동생을 책임져야 했던 개인적 고난을 딛고 열악한 사회현실에 눈떠가는 노동운동가의 내면세계를 점진적으로생생하게 그려낸다.

두 축이 교차하는 작품은 ‘읽는 영화’라는 평에 걸맞게 파격적 묘사가 많이 등장한다.음악을 들려주는 듯한 표현 속에 시나리오 지문 같은 배경을 깔면서 전태일과 ‘화자’ 등 주인공의 움직임을 영화보듯 생동감 있게 전해준다.

지은이는 “전태일의 삶과 글은 남한 노동운동뿐 아니라 민주화운동 전체의 지도력 부재를 웅변하고 죽음으로 역전시켰다.”며 “이 작품은 전태일에게 선구자만이 아니라 현대적 인간의 전형성을 주기 위한 문학적 욕망에서 비롯했다.”고 말한다.작품에 질박한 그림을 보탠 임옥상 화가는 “김정환 소설을 그리는 것이기도 했지만 나는 ‘전태일’을 그렸다”며 “전태일 정신의 부활을 흙에서 발견했다.”는 감동을 들려준다.

이종수기자
2003-09-2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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