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6者 회담 / 1차 6자회담 폐막이후

베이징 6者 회담 / 1차 6자회담 폐막이후

입력 2003-08-30 00:00
수정 2003-08-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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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김수정특파원| 북한과 미국이 접점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29일 폐막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에서 북한과 미국은 중국과 한국·일본·러시아 등이 함께 참가한 가운데 사흘간 얼굴을 맞대면서 서로간의 극명한 차이를 확인했다.그러나 6개국은 ‘공통분모를 찾되 이견은 놔둔다.(求同存異)’는 중국의 원칙 아래 공동합의문은 아니더라도 ‘주최국 발표’를 통해 상당한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공동언론발표문과 같은 문서로 된 합의문은 아니지만 북·미 등 참가국의 협의·동의를 거쳐 나온 내용이라는 데 나름의 의미가 있다.북·미 양측 모두를 구속하는 명제가 생겼다고 봐야 한다는 게 정부 당국자의 설명이다.

6개국이 의견을 모은 내용의 핵심은 북·미 상호간 ‘단계적·병행적·포괄적’ 해결에 각 당사국이 원칙적으로 ‘찬동’한 부분이다.또 사태를 악화시키지 않는 행동,즉 ‘현상동결’조치에 대해서도 동의했다.

북한은 지난 4월에 이어 이번 회의에서도 4단계의 동시행동 해결법을 주장했는데,이에 대해 미국이 선(先)핵포기 입장 철회를 밝힌 것이다.그동안 북한이 미국측을 비난하는 주된 근거가 선 핵포기 원칙이었다는 점에서 북한의 강성 입장을 한가닥 누그러뜨리는 계기는 된 것으로 보인다.또 미국은 회담기간중 북·미 직접 접촉 또는 한국과 중국을 통해 북한의 안보우려 방안에 대한 윤곽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북한 역시 여러 차례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고,켈리 차관보가 지난해 10월 방북했을 때 시인했다고 알려진 고농축우라늄 핵개발을 부인하는 등 나름의 해명조치를 취했다.이수혁 차관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합의문이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회담이 결렬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구속력이 강한 참가국 공동의 언론발표문 도출에 결국 실패하고,북한이 6개국간 동의한 차기 회담 일정을 발표에 포함시키는 것을 거부한 것은 향후 회담이 횡보를 계속할 가능성이 적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특히 미 행정부내 강경세력이 ‘핵 위협’을 무기로 들고 나오는 북한과의 회담 자체에 여전히 회의적이고,북한 역시 미국의 대량살상무기(WMD) 확산방지구상(PSI)훈련 등의 상황을 주시할 것으로 보여 향후 변수는 여전하다.

이번 회의의 주역은 누가 뭐래도 중국측이다.당초 북·미가 맞서자 공동언론발표문 대신 주최국 발표안을 만들어 6개국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우리측도 북한과 미국을 오가며 양측 진의 전달에 주력했다.이수혁 차관보는 “로드맵을 만드는 것이 회담의 목표이고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면서 “한국의 역할과 관련,이번 6자회담에서 매우 독특하고 아주 중요하며 유익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crystal@
2003-08-3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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