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문위원 칼럼] ‘세계인’기획 차별화 돋보여

[편집자문위원 칼럼] ‘세계인’기획 차별화 돋보여

최광범 기자 기자
입력 2003-07-29 00:00
수정 2003-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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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상 신문읽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자연히 많은 신문을 비교하게 된다.그럴 때마다 드는 의문 한가지는 특파원이 보내오는 기사가 현지 언론이 보도한 내용들을 번역하는 수준에 그친다는 점이다.기사에 인용한 언론의 홈페이지에 접속해 보면 훨씬 상세한 보도에 접할 수 있는데도 마치 기자만 아는 듯이 호들갑을 떠는 경우가 많다.

이런 점에서 대한매일의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기획시리즈는 다른 신문과 차별화되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또 주요지면에 특정 이슈를 집중 조명하고, 간단히 알려야 할 기사는 ‘뉴스플러스’라는 단신으로 처리하는 방식도 돋보인다.하지만 단신도 최소한의 기사 구성요건은 갖춰야 한다.

7월16일자 2면 뉴스플러스에 실린 ‘한국의 언론자유도 아시아 7위’라는 단신은 좀 문제가 있어 보였다.이 기사는 대한매일을 비롯, 조선과 동아일보 등 3개 신문에만 보도됐다.그러나 기사 내용 중에는 평가를 내린 홍콩의 ‘정치경제위험자문공사’가 어떤 기관인지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었다.또 제목은 아시아7위라고 되어있었지만 기사에는 미국과 호주까지 조사대상에 포함돼 있었다.일부 국내언론은 국경없는기자회(RSF),국제언론인협회(IPI),프리덤하우스 등 국제언론단체들이 발표하는 우리 언론에 대한 자유도 평가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언론자유에 대한 평가척도는 정치권력만이 아니다.언론사주나 데스크,광고주나 정치권력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산재한다.언론자유 제한이 정치권력의 압력과 동일시되는 잔영이 가시지 않은 우리 사회에서는 가볍게 다룰 사안이 아니다.

이와 관련, 최근 한국언론재단이 언론인 7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의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40%가 ‘편집·보도국의 내적 구조’를 언론자유를 제약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꼽고있다.

28일자 2면에는 ‘인터넷 국정신문 9월 발간’소식을 단신으로 보도했다.이 기사는 15일자 6면에 3단으로 단독 보도한 내용이었다.

동계올림픽 유치 실패와 ‘김운용 파문’은 7월1일부터 보름이 넘게 지면을 지루하게 장식했다.7월7일자 3면 ‘현지 참석자들이 본 훼방설’기사는기사화하기에는 문제가 있는 내용이었다.세 명의 기자가 투입돼 정부 고위관계자에서부터 재계관계자에 이르기까지 여섯 꼭지의 인터뷰를 넣었지만 취재원을 밝힌 것은 하나도 없었다.아무리 심증이 가는 사건이었더라도 김운용씨 입장에서도 생각해 봤어야 했다.독자입장에서 보면 평창 유치실패와 김운용 관련기사는 제2의 옷로비 보도였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언론환경이 아무리 변해도 변하지 않아야 할 저널리즘의 핵심원칙은 무엇일까. 미국에서는 1997년 ‘저널리즘의 미래를 염려하는 언론위원회(CCJ:Committee of Concerned Journalists)’가 2년간에 걸쳐 이에 대해 대대적인 해법찾기를 시도했다.3000여 명이 참석한 21번의 공개토론회,300명이 넘는 언론인들로부터 들은 증언을 집대성해 2001년 ‘저널리즘의 기본요소’라는 이름의 책으로 발간했다.

“익명의 취재원을 기사 속의 첫 번째 인용으로 절대 사용하지 말라.” 이 책에 나오는 ‘익명의 취재원’부분에 나오는 강령이다.언론 종사자들이 다시 한번 음미해볼 대목이 아닌가 생각한다.최 광 범 한국언론재단 조사분석팀장
2003-07-29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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