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처리 완료“ 통보 파장/北 ‘레드라인’ 넘었나

“재처리 완료“ 통보 파장/北 ‘레드라인’ 넘었나

입력 2003-07-14 00:00
수정 2003-07-14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워싱턴 백문일특파원|북한이 폐 연료봉을 이미 재처리했다고 미국측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물론 확인된 것도 아니고 북한이 폐 연료봉 재처리 문제를 들고 나온 게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베이징 3자회담을 5일 앞둔 4월18일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성명을 통해 “폐 연료봉 재처리 작업까지 마지막 단계에서 성과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혀 파장을 일으켰다.

당시에는 재처리 작업이 진행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그 의미는 일단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

그러나 지금은 북한이 폐 연료봉을 재처리하기 시작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미 정보 당국도 이를 부인하지 않고 있다.CNN은 북한이 재처리 작업을 시작했다는 증거를 포착했다고 12일 보도했다.

북한은 최근 들어 ‘핵 억제력’이라는 표현을 여러차례 썼다.지난 한달 동안 외무성 대변인 성명 등을 통해 “미국의 압박에 맞서 정당방위 차원에서 핵 억제력 확보는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10여 차례나 반복했다.

미국이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체제(PSI)를 구축,북한에 대한 봉쇄조치에 나서고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을 통해 외교적인 압박에 박차를 가하려는 시점과 맞물려 북한의 반응도 점차 강경해지는 상황이다.

북한이 미국에 재처리 작업이 완료됐음을 통보했다면 핵 보유전략을 드러냄과 동시에 ‘벼랑 끝에 몰린 또 하나의 전술’이라는 점을 의도적으로 과시하려는 제스처일 수도 있다.

미국은 폐 연료봉 재처리 작업을 북한이 넘어선 안될 사실상의 ‘레드 라인’으로 설정한 상태다.

재처리 작업을 끝내면 6개월 이내에 6∼12개의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플루토늄을 북한이 갖게 된다.

미 정보당국은 현재 북한이 1∼3개의 핵무기를 갖고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그러나 북한이 아직 핵 실험을 하지 않았기에 이 정도로의 수로는 실전배치될 가능성이 적다.따라서 현재의 핵 무기는 위협적이라 할 수 없다.

그러나 그 이상 핵무기를 갖게 된다면 미국도 북한을 만만히 다룰 수가 없다.북한도 이 점을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에 폐 연료봉의 재처리 작업을 계속 ‘카드’로 꺼내고 있다.게다가북한이 작업을 완료했다고 말해도 현재로선 확인할 길이 없는 나중의 문제다.

특히 다자회담을 위해 미국을 중심으로 한 물밑접촉이 활발히 이뤄지는 시점에서 북한이 자기 목소리를 내려면 ‘위기의 강도’를 높일 수밖에 없다.때문에 북한이 재처리 작업 완료를 통보했다면 역설적으로 대화의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물론 사실로 입증될 경우 미국은 초강경수로 대북 압박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안보리 의장성명에 이어 대북 결의안에다 해상봉쇄 조치에 즉각 돌입할 것이라는 분석이다.그러나 ‘위기감이 한창 고조될 때 외교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된다.’는 격언처럼 다자간 협상 테이블이 곧 차려질 것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mip@
2003-07-14 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유튜브 구독료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나요?
구글이 유튜브 동영상만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프리미엄 라이트'요금제를 이르면 연내 한국에 출시한다. 기존 동영상과 뮤직을 결합한 프리미엄 상품은 1만 4900원이었지만 동영상 단독 라이트 상품은 8500원(안드로이드 기준)과 1만 900원(iOS 기준)에 출시하기로 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적절한 유튜브 구독료는 어느 정도인가요?
1. 5000원 이하
2. 5000원 - 1만원
3. 1만원 - 2만원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