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지역 種세분화 엉망진창

주거지역 種세분화 엉망진창

입력 2003-07-11 00:00
수정 2003-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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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일반주거지역의 과밀화를 막기 위해 기존 지역을 3종으로 나누는 ‘종(種)세분화’ 정책이 당국의 준비 부족과 지방자치단체 및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쳐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서울 강남구는 지난달 30일까지 건축허가를 받은 경우 종 세분화와 관계없이 기존 용적률을 인정키로 했다.강남구는 지난 6월 한 달간만 무려 1300건의 건축허가를 내줬다.이는 지난해 7월 이후 건축허가가 난 2000건의 65%에 해당하는 것으로,종 세분화에 앞서 서둘러 건축허가를 받으려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강남구 관계자는 “이미 건축허가를 받은 사업에 대해 종세분화 이후 용적률이 달라졌다는 이유로 허가를 취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면서 “건설교통부나 서울시에서 명확한 지침을 내리기 전에는 허가 사업의 기존 용적률을 인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초구도 “사업에 따라 신청과 동시에 건축허가가 날 수도 있고 시간이 걸릴 수도 있는데 이를 구분해 용적률을 인정하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건축허가 신청이 접수된 사업은 모두 종전대로 용적률을 인정키로 했다.

반면 주무부처인 건교부는 현행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기존 용적률을 인정받을 수 있는 대상이 ‘사업계획이나 건축허가를 받고 공사 또는 사업에 착수한 자’로 명문화돼 있는 만큼 강남·서초구의 무더기 건축허가는 ‘위법’이라는 입장이다.하지만 이를 제재할 수단이 없어 속을 끓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논란은 일부 자치단체의 ‘지역민 위주 행정’ 외에도 종세분화에 앞서 기존 용적률을 인정하는 ‘경과규정’이 몇 차례 변경되는 등 정부의 준비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건교부는 애초 착공계 제출 등 물리적으로 공사에 들어간 사업에만 기존 용적률을 인정키로 했다가 지난 4월23일 ‘해당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객관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행위를 개시한 자’로 범위를 확대했다.하지만 자치단체마다 이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고 문의가 폭주하자 종세분화 시행을 불과 1주일 앞둔 지난달 24일에야 ▲착공신고 또는 건축물 철거·멸실신고서를제출한 경우 ▲개발신탁·공사·실시설계·감리계약을 체결한 경우 ▲허가권자가 인정한 경우 등 기존 용적률 인정 범위를 구체화했다.

경과규정이 왔다갔다하는 동안 각 자치구 건축허가 담당자들은 큰 혼란을 겪었고 이 과정에서 하루빨리 건축허가를 받으려는 신청이 봇물을 이뤄 전국의 건축행정이 파행을 거듭했다.

재건축을 추진중인 인천시내 아파트 46곳 가운데 18곳이 종세분화 시행 직전인 지난달 무더기로 사업승인을 받는 등 ‘선심행정’도 성행했다.

인천 남구의 경우 지난달 30일 숭의·주안주공아파트 등 6곳에 대해 사업승인을 내줬고,주안동 안국아파트 등 2곳에 대해서도 지난달 3일 조합설립을 인가했다.숭의주공의 경우 종세분화가 되면 용적률 200%를 적용받게 되지만 종세분화 하루 전에 사업승인을 받아 용적률 250%를 확보했다.서구도 신현동 신현주공아파트에 대해 지난달 27일 재건축 사전단계인 안전진단을 통과시킨 데 이어 불과 3일 만인 같은 달 30일 조합설립까지 인가했다.부평구 역시 지난달 25일 삼산동 동양아파트 등 6곳에 대해 사업승인을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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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김학준·류길상기자 kimhj@
2003-07-1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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