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암동 제2의 대학로되나 / 오프 - 대학로 표방 ‘작은 극장’ 문열어

돈암동 제2의 대학로되나 / 오프 - 대학로 표방 ‘작은 극장’ 문열어

입력 2003-07-08 00:00
수정 2003-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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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연출가 일곱사람이 힘을 합쳐 서울 돈암동 성신여대 앞에 ‘오프-대학로’를 표방하는 이름 그대로의 ‘작은 극장’을 8일 개관한다.

이곳에 소극장을 만든 이유는 하루 대관료 45만원을 내고 대학로에서 공연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대학로에서는 상업적인 연극은 가능하되 관객에 ‘아부’하지 않는 실험적 연극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브로드웨이에서 오프-브로드웨이로,다시 오프-오프-브로드웨이로 가지치기를 했던 역사가 되풀이되고 있는 셈이다.

●문화지원정책 대학로 편중 벗어나야

여기서 생각해 볼 것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문화정책이다.실제로 문화관광부는 소극장에 임대보증금을 빌려주기도 하고,소극장을 빌려 극단에 싸게 대관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지원정책을 펴고 있다.문제는 철저하게 대학로에 치우쳤다는 점이다.상업적 연극에 대한 지원이 연극의 현실에 대한 투자일 수는 있겠지만,연극의 미래에 대한 투자일 수는 없다.

이제는 신촌 못지않게 화려해진 돈암동은 대학로에서 지하철로 두 정거장 떨어져 있다.돈암동에 ‘작은 극장’같은 소극장이 다섯개만 들어선다 해도 이 곳을 ‘향락의 거리’라고 부르는 사람은 더 이상 없을 것이다.

●10억 들이면 환락가도 문화의 거리로

하나의 거리에 문화부든 서울시든 10억원만 투자해보자.그것도 공짜로 주는 것이 아니라,한 곳에 임대료로 2억원 정도씩만 빌려주자는 것이다.5곳의 소극장 유치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향락의 거리’를 ‘문화의 거리’로 바꾸는데 고작 10억원,그것도 원금을 고스란히 회수할 수 있다면 이처럼 좋은 문화정책이 어디 있을까.

나아가 돈암동의 오프-대학로가 상업화한다면 오프-오프-대학로를 육성하는 정책을 펴면 된다.그 입지로 성신여대 입구에서 지하철로 한 정거장만 더 가면 되는 이른바 ‘미아리 텍사스’는 어떨까.매매춘업소들을 억지로 내보내는 것은 행정력을 동원해도 쉽지 않다.그보다 실험적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여 소극장 같은 바람직한 시설로 대체해가자는 것이다.

이런 대안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문화의 거리인 인사동에도 적용될 수 있다.인사동의 정체성을살려온 고미술품 가게들이 싸구려 중국산 공예품을 취급할 수밖에 없는 것은 부동산 임대료가 턱없이 올라갔기 때문이다.이 문제는 문화정책적 차원에서는 해결할 수 없다.인사동이 아닌,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다른 지역을 인사동처럼 가꾸는 데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는 뜻일 것이다.

‘작은 극장’의 개관은,앞으로의 문화정책이 이미 문화가 넘치는 곳에 대한 지원에서 벗어나,문화없는 곳을 문화적으로 가꾸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깨우쳐 주고 싶어하는 연극인들의 소리없는 아우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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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철기자 dcsuh@
2003-07-08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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