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곡1차 26평형 4억2664만원… 2억이 거품? / 재건축 분양가의 진실은

도곡1차 26평형 4억2664만원… 2억이 거품? / 재건축 분양가의 진실은

입력 2003-04-29 00:00
수정 2003-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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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당 2000만원에 육박하는 서울 재건축아파트 분양가는 어떻게 산출됐을까.

강남구 도곡주공 1차재건축아파트 26평형(전용면적 18평)의 분양가가 최근 4억 2664만원으로 발표되자 무주택 서민은 물론 주택소유자들도 깜짝 놀랐다.분양가는 간단히 건축비 1억 9649만원,택지비 2억 3015만원을 더해 나왔다.평당 분양가는 1590만원이다.43평형은 평당 1809만원에 달해 2000만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업계는 도곡1차아파트의 청약경쟁률이 사상 최고인 4000대 1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서민에게는 어처구니없이 높은 분양가지만 주변 시세보다는 조금 낮은 데다 입주 뒤에도 가격이 오를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분양가 자율화’ 이후 아파트 분양가가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지만 어떤 근거로 분양가가 책정됐는지는 한마디로 요지경속과 같다.소비자들도 실제가치보다 매매가치를 중시,가격을 문제삼지 않고 있다.2001년 평당 684만원이던 서울시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가 올들어 942만원으로 껑충 뛰었다.매번 서울시 동시분양 아파트의 분양가 등을 평가하는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소시모)에 따르면 다음달 6일부터 청약접수를 받는 도곡1차아파트,서초구 서초동 롯데캐슬아파트 등의 분양가는 ‘원가’의 2.5∼3배에 달한다.

소시모는 조합과 시공사들이 택지비를 계산할 때 취득기준일을 사업승인 시점이 아닌 분양이나 입주 때를 기준으로 잡아 땅값을 부풀렸다고 주장한다.

도곡 재건축조합의 경우 감정평가법인 G사와 J사에 자산가치 평가를 의뢰,두 법인의 평균치인 1조 1570억원(토지 1평당 2753만원)을 종전가치로,건축비 6211억원이 포함된 1조 7781억원을 개발후의 가치(종후가치)로 평가했다.택지비는 평당 970만원인 ‘택지비 원가’(공시지가×1.2)의 3배다.

조합측의 말대로라면 새 아파트가 들어서기 전의 아파트 부지 4만 5530평의 땅값이 2년 전에 평당 2750여만원으로 모두 1조 1600여억원이나 된다.

하지만 주변 부동산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도곡동 일대 주거단지의 현재 땅값은 평당 1200만∼1500만원,목이 좋은 대로변 상가 땅값도 2000만∼2500만원이어서 감정평가법인의 땅값 평가가 턱없이 부풀려졌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도곡동 N부동산중개업소 대표 채모씨는 “아무리 주변 아파트 시세가 올랐다 하더라도 도곡아파트의 땅값은 주변 시세와 너무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초동 롯데캐슬도 지난 2001년 9월과 12월을 택지취득 기준일로 삼아 택지비 원가 632만원의 3배에 가까운 1610여만원을 분양택지비로 책정했다.반면 인근 S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롯데캐슬 주변의 현 땅값은 평당 1400만∼1500만원으로 분양택지비와 비슷하지만 2001년에는 평당 1000만∼1200만원에 불과했었다.”고 말했다.

건축비도 의문투성이다.

도곡주공아파트의 시공사와 조합은 평당 건축비가 621만∼778만원이라고 서울시에 제출했다.하지만 건설교통부의 건축비 원가기준(표준건축비×1.3+25만원)에 따라 계산하면 평당 건축비는 314만∼326만원이 된다.시공사가 순수건축비라고 밝힌 290만∼300만원과 비슷하다.

이는 조합측이 제시한 건축비에 과다한 행정용역비 80억원,평균의 10배가 넘는 조합추진비 34억원,62억원에 이르는 단지특화비용,54억원의 주변민원비용 등 ‘허수’가 여기저기 포함됐기 때문이다.게다가 건축비 6310억원 가운데 증빙계약서 등 근거가 명시된 비용은 4443억원에 불과했다.롯데캐슬의 평당 건축비도 810여만원으로 원가 310만원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고 소시모측은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각 조합측은 분양가가 주변시세보다 훨씬 낮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또 택지 취득원가도 입주시점의 감정가가 아닌 사업승인 시점의 시세라고 주장했다.

건설업체측은 교통문제와 환경·교육문제를 감안한 가중치를 20∼30%로 너무 낮게 잡았다고 지적했다.

도곡동 일대 아파트의 평당 평균매매가는 1545만∼2057만원으로 도곡1차아파트의 분양가와 비슷하거나 높다.

부동산 컨설팅에서도 역세권의 새 아파트인 데다 주변 학군도 좋아 그 정도 분양가면 충분히 투자가치가 있다고 한 목소리다.

반면 서울여대 송보경 교수는 “부동산시장 자체가 비합리적으로 돌아가고 있는 데다 분양가에 대한 평가기준마저 없어 과도한 분양가를 주변시세가 따라가고그 주변시세에 맞춰 다시 분양가가 결정되는 악순환이 꼬리를 물고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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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길상기자 ukelvin@
2003-04-2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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