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버린 “투자목적 SK주식 매집” 안믿는 시장

소버린 “투자목적 SK주식 매집” 안믿는 시장

입력 2003-04-15 00:00
수정 2003-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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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잇단 SK㈜ 주식매집으로 시장에 외국계 M&A 경보를 울린 크레스트 증권 대주주 소버린 자산운용이 14일 이번 사태와 관련,처음으로 말문을 열었다.하지만 이번 ‘커밍아웃’이 이들의 실체를 드러내기는 커녕 오히려 더 아리송하게 만들어 버린 측면도 있다는게 시장 관계자들 얘기다.

소버린 자산운용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SK㈜가 SK글로벌 사태 및 수익성없는 방만한 투자 관행 등으로 인해 저평가돼 왔다.”면서 기업 지배구조 혁신,고수익성 창출 등을 위해 경영에도 개입할 것을 시사했다.

이 말대로라면 적대적 M&A,그린메일(실제 주인에게 더 비싸게 받고 팔기위해 주식을 매집하는 것) 등은 애초부터 그들의 목적이 아니었던 셈이다.그러나 이들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어야 할지에 대해 시장은 판단유보다.풀리지 않는 의문점들 때문이다.

●소버린 자산운용,장기투자자인가?

영국계 투자회사로 알려진 소버린 측은 이날 자신들을 장기투자자로 소개했다.하지만 크레스트 증권이란 페이퍼 컴퍼니를 내세워 SK㈜ 매집에 나섰던 점,텍스 헤이븐(세금도피처)으로 알려진 모나코 몬테카를로에 적을 뒀다는 점은 이들의 실체를 반신반의하게 한다.

한 투자자문사 관계자는 “해명에도 불구,행태로 봐서 소버린 측은 중급 규모의 헤지펀드(일정한 기준에 따라 투자하기보다는 고수익을 노리고 여기저기 찔러보는 펀드)일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고 말했다.

●투자 목적,정말 SK㈜ 정상화인가?

대주주로서 SK㈜ 수익창출능력 제고가 이들이 내세운 목표다.하지만 역시 액면 그대로 믿기엔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과거 적대적 M&A를 목표로 미도파 매집에 나섰던 홍콩 페레그린 증권도 처음에는 경영혁신을 들고 나왔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정말 경영혁신을 목표로 하는 최대주주라면 조용히 이를 실천하면 된다.경영의 문제점을 공개적으로 거론하고 나선다는 것 자체가 SK㈜에 보내는 하나의 사인일수 있다.”고 말했다.즉 각종 간섭으로 회사를 얼마든지 괴롭힐수 있다는 신호를 보냄으로써 확보한 지분을 비싼값에 되팔려는 ‘그린메일’ 시도로 해석할수도 있다는 얘기다.

●소버린 정보력,어디서 나오나?14일 정통부 전기통신위원회가 소버린 지분이 15%에 이를 경우 SK㈜를 외국인으로 봐야 한다고 유권해석함에 따라 시장에서는 소버린의 정보력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외국인으로 분류되는 순간 SK㈜의 SK텔레콤에 대한 경영권 행사는 제한될수 밖에 없고 14.99%를 보유한 소버린은 소규모 추가지분 획득을 빌미로 더욱 강력한 가격협상력을 휘두를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투자전략팀장은 “어지간한 국내 전문가들도 잘 모르는 관련 조항들을 두루 꿰고 앉아 치밀하게 시장에 접근하는 외국계 펀드들의 정보수집력에는 혀를 내두르게 된다.”면서 “이게 과연 우연인지,1차적 정보상담통로인 외국계 증권사 창구에서 나온 것인지 솔직히 의문”이라고 말했다.

손정숙기자 jssohn@
2003-04-1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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