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로 여는 생태공동체/‘풀꽃세상’ 위한 자연지키기 10년

참여로 여는 생태공동체/‘풀꽃세상’ 위한 자연지키기 10년

입력 2003-02-28 00:00
수정 2003-0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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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생태환경에 조금만 관심을 둬온 독자라면 지은이의 이름이 통 낯설지만은 않을 듯싶다.내린천댐 건설,동아매립지 개발,굴업도 핵폐기장 문제….굵직굵직한 개발관련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지면을 통해 생태주의적 관점을 일관되게 드러냈던 ‘풀꽃세상을 위한 모임’공동대표 박병상씨.에세이집 ‘참여로 여는 생태공동체’(아르케 펴냄)에는 1990년대 중반 이후 환경파수꾼으로서 날선 목소리를 냈던 그의 기록들이 묶여 있다.

‘어느 근본주의자의 환경 넋두리’라고 부제를 단 책의 특장은,꼼꼼하고 재미있는 글솜씨로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경쾌하게 풀어냈다는 점이다.환경운동의 방법론을 모색한 맨 첫장의 글부터 시각이 유쾌하다.환경운동의 필요성을 웅변하는 데는 100마디의 구호보다 한권의 소설책이 더 효과적이라며,지은이는 불특정 다수의 문학인들을 향해 환경운동 소설을 써달라고 당부한다.“아직 골프장의 서사시,생명공학이나 핵산업의 위험성을 환경운동 차원에서 피부에 와닿게 쓴 소설은 거의 없다.시민을 움직인 환경문학의 베스트셀러는 찾아보지 못했다.” 환경운동의 절박성 때문일 것이다.그의 주문은 늘 간곡하며 실천적인 대안과 함께 끝맺음한다.“문학인들이여 제발 환경에 관심을… 논리는 제공해줄 테니 감성을 실어주기를…”

그의 주장들은 몸소 겪은 현장사례들을 밑천삼은 덕분에 진정성이 더욱 돋보인다.골프장을 만들려고 온갖 술수로 지역민의 땅을 사모으는 외지 지주의 해프닝 등이 소설의 한 장면처럼 생생히 재구성되기도 한다.

생태주의에 대한 원론을 강의하듯 꼼꼼히 풀어놓는 이야기 마당은 2장 ‘생태주의로 가는 길’에서 펼쳐진다.황금조기가 돌아오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하고,덮어놓고 대용량 세탁기에 대형 냉장고를 쓰는 오늘의 세태를 ‘근본을 더럽히는 표피결벽증’이라고 꼬집는다.“정수기와 생수기가 일반화되자 수돗물은 허드렛물로 격하되고,바이러스가 있든 없든 독성물질인 불소를 첨가하든 하지 않든 그다지 민감해하지 않는다.”

책은 지난 10여년 동안의 크고 작은 국내 환경이슈들을 총정리했다는 데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내린천댐을 반대하는 이유,시화호 오염의 교훈,경인운하 반대운동의 논점과 대안 등.지은이의 결론은 당연히 “모두가 동참하는 생태공동체”다.왜곡된 음식문화,자본집약적 과학농업의 한계,후손을 거부하는 육식문화 등 결론을 이끌어내기까지 등장하는 이야기 소재들이 놀랄 만큼 다양하다.1만 2000원.



황수정기자 sjh@
2003-02-2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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