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경제의 중심지인 뉴욕 월가의 최대 화두는 ‘회계부정’이었다.‘투명성’을 제일주의로 여기던 월가의 애널리스트가 특정 기업들의 주가를 띄우기 위해 잘못된 기업분석 보고서를 내놓은 사건들도 속속 드러나면서사법당국의 조사를 받아 수치심으로 고개를 숙여야 했다.
회계부정 파장의 서곡은 2001년 12월에 시작됐다.한때 매출액 1000억달러(약 120조원)를 기록했던 미국 최대의 에너지기업 엔론이 주가를 끌어올리기위해 12억달러의 부채를 빼돌리며 영업실적을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법원에 파산신청을 냈다는 소식이었다.주가가 곤두박질치면서 월가는 요동쳤다.
엔론으로부터 촉발된 회계부정은 올들어 월드컴·제록스·아델피아·핼리버튼 등 세계적 기업들도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며 미국 경제를 수렁으로 몰아넣었다.
전문가들은 회계부정 사건이 주가 극대화를 최우선으로 하는 미국식 자본주의의 효용성에 대한 경종이라고 진단한다.지난 10년동안 호황을 구가한 미경제의 자만심이 낳은 부산물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기가 호황이고 주식시장이 상승무드를 탈 때는 잘못된 회계도 무시될 때가 많다.돈을 버는 데만 정신이 팔려 분식된 회계를 제대로 꿰뚫어 볼 겨를이 없다.
하지만 경기가 침체되면 실적이 악화되고,주가는 떨어지게 마련이다.주가하락은 최고 경영자(CEO)를 흔들게 되고, CEO는 회계장부를 조작해서라도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는 유혹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워 회계부정이 저질러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수법도 다양하다.기업의 자산을 아예 장부외 재산으로 빼돌리거나,발생하지도 않은 매출액을 장부에 기록하는 등 회계부정 수법이 매우 거칠고 원시적이다.부정 규모도 1억달러를 밑도는 에너지 업체인 다이너지가 있는가 하면,260억달러에 이르는 퀘스트 커뮤니케이션스도 있다.
회계부정의 여파로 미 경제는 2000억달러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경제적 손실을 입은 것으로 밝혀졌다.미국의 민간단체인 ‘아메리칸 패밀리 보이시스’는 회계부정으로 직장인의 연기금투자 손실 1750억달러,세수손실 130억달러,공공연금 손실 64억달러 등 손실액이 2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당황한 미국 정부는 회계부정을 발본색원하기 위해 ‘칼’을 빼들었다.지난 7월 새로운 회계법안인 ‘사반스-옥슬리법’을 제정했다.회계회사를 감시하는 기업회계 조사위원회를 새로 설치하는 등 회계과정 투명화에 힘을 쏟고있다.
하지만 미국의 회계부정 사건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법안을 제정한 개혁의 주체들도 ‘투명’하지 못한 전력을 갖고 있다.기업에 몸담은 적이 있는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딕 체니 부통령 등 미 행정부수뇌부도 내부자거래 등 과거 비리의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김규환기자 khkim@
회계부정 파장의 서곡은 2001년 12월에 시작됐다.한때 매출액 1000억달러(약 120조원)를 기록했던 미국 최대의 에너지기업 엔론이 주가를 끌어올리기위해 12억달러의 부채를 빼돌리며 영업실적을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법원에 파산신청을 냈다는 소식이었다.주가가 곤두박질치면서 월가는 요동쳤다.
엔론으로부터 촉발된 회계부정은 올들어 월드컴·제록스·아델피아·핼리버튼 등 세계적 기업들도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며 미국 경제를 수렁으로 몰아넣었다.
전문가들은 회계부정 사건이 주가 극대화를 최우선으로 하는 미국식 자본주의의 효용성에 대한 경종이라고 진단한다.지난 10년동안 호황을 구가한 미경제의 자만심이 낳은 부산물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기가 호황이고 주식시장이 상승무드를 탈 때는 잘못된 회계도 무시될 때가 많다.돈을 버는 데만 정신이 팔려 분식된 회계를 제대로 꿰뚫어 볼 겨를이 없다.
하지만 경기가 침체되면 실적이 악화되고,주가는 떨어지게 마련이다.주가하락은 최고 경영자(CEO)를 흔들게 되고, CEO는 회계장부를 조작해서라도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는 유혹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워 회계부정이 저질러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수법도 다양하다.기업의 자산을 아예 장부외 재산으로 빼돌리거나,발생하지도 않은 매출액을 장부에 기록하는 등 회계부정 수법이 매우 거칠고 원시적이다.부정 규모도 1억달러를 밑도는 에너지 업체인 다이너지가 있는가 하면,260억달러에 이르는 퀘스트 커뮤니케이션스도 있다.
회계부정의 여파로 미 경제는 2000억달러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경제적 손실을 입은 것으로 밝혀졌다.미국의 민간단체인 ‘아메리칸 패밀리 보이시스’는 회계부정으로 직장인의 연기금투자 손실 1750억달러,세수손실 130억달러,공공연금 손실 64억달러 등 손실액이 2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당황한 미국 정부는 회계부정을 발본색원하기 위해 ‘칼’을 빼들었다.지난 7월 새로운 회계법안인 ‘사반스-옥슬리법’을 제정했다.회계회사를 감시하는 기업회계 조사위원회를 새로 설치하는 등 회계과정 투명화에 힘을 쏟고있다.
하지만 미국의 회계부정 사건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법안을 제정한 개혁의 주체들도 ‘투명’하지 못한 전력을 갖고 있다.기업에 몸담은 적이 있는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딕 체니 부통령 등 미 행정부수뇌부도 내부자거래 등 과거 비리의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김규환기자 khkim@
2002-12-1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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