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빈 라덴 어디 숨었나

‘생존’ 빈 라덴 어디 숨었나

입력 2002-11-20 00:00
수정 2002-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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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백문일특파원) 미 정보당국이 18일 오사마 빈 라덴이 생존해 있는 것으로 최종 결론을 내림에 따라 미국 주도의 대 테러전쟁의 효율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특히 빈 라덴이 살아 있는 상황에서 이라크로 전쟁을 확대하는 게 타당한지 여부와 추가 테러 방지에 초점을 맞추는 정책을 계속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건재 과시한 빈 라덴

스콧 매클레런 백악관 대변인은 18일 지난주 아랍지역의 위성방송 알 자지라가 내보낸 빈 라덴의 육성 테이프에 대한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안보국(NSA)의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100% 보장할 수 없으나 정보당국의 전문가들은 빈 라덴의 목소리가 확실한 것으로 믿고 있다.”고 밝혔다.이로써 수개월간 논란을 빚은 빈 라덴의 생사 여부는 생존쪽으로 결론났다.정보당국의 음성·통역전문가와 민간 기술자들까지 총동원된 이번 조사에서 육성 테이프는 전화로 녹취됐으며 몇주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됐다.

이 테이프는 빈 라덴이 은신한 장소나 건강상태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하지는 않고 있다.그러나 정보당국은 테이프가 알 카에다 조직과 국제사회에 빈라덴의 생존을 알림과 동시에 추가 테러공격을 지시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뉴스위크는 최신호에서 아프가니스탄에는 알 카에다 훈련캠프 12곳이 여전히 비밀리에 운영되고 있으며 자살폭탄 교육까지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의문시되는 전쟁 효과

지난해 10월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시작하면서 빈 라덴의 제거를 1차적 목표로 잡았던 미국은 그의 생존 여부가 불투명해지자 전 세계에 퍼진 알 카에다 잔존세력과 이라크 등 테러리스트를 지원하는 국가로 초점을 돌리며 2단계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했다. 그러나 이날 빈 라덴의 생존이 공식 확인됨으로써 미국이 주도하는 대 테러 전쟁이 효과적으로 수행되는지 논란이 불가피하게 됐다.특히 빈 라덴의 생존이 확인된 시점에서 미국이 대 테러리즘의 차원에서 이라크로 확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상원 지도자인 톰 대슐 의원은 지난주 말 “빈 라덴을 제거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부시 행정부의 테러 척결 노력에 의문을 품게 만든다.”고 말했다.백악관은 알 카에다 지도자와 테러조직을 추적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으나 이라크 전쟁에 초점을 맞춰 군사력을 재배치,알 카에다에 대한 추격전은 사실상 끝난 상태다.

정보당국은 빈 라덴의 육성 메시지가 테러의 전조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미국에 대한 추가 테러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톰 리지 국가안보국장은 새로운 위협은 없다고 말했으나 대내외에서 알 카에다의 추가적인 공격이 발생할 경우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와의 전쟁에 돌입하기가 쉽지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테러 수사 위한 도청 허용과 인권침해 논란

미 해외정보감시법원(FICS) 항소심은 18일 연방수사국(FBI)이 테러 수사를 위해 광범위한 도청 및 압수수색을 할 수 있으며, 정보기관과 수사기관간의 정보 공유도 가능하다고 판결했다.법무부의 요구를 기각했던 지난 5월의 판결을 뒤엎은 것이다.

테러 방지 및 안전 확보에 대한 요구와 함께 지나친 수사로 인한 인권침해 비난도 높은 점을 감안할 때 빈라덴 생존 확인으로 제기되고 있는 전쟁 효율성에 대한 논란을 더욱 부추길 소지를 남겼다.미 인권단체들은 즉각 이같은 판결을 비난하고 나섰다.

mip@
2002-11-2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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