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 대기업 ‘후폭풍’

인수합병 대기업 ‘후폭풍’

입력 2002-11-14 00:00
수정 2002-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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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인수·합병(M&A)을 끝낸 대기업들이 ‘후폭풍’으로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는 옛 미도파백화점 노조와 갈등이 고조되고 있으며,한화는 김승연(金升淵) 회장의 대한생명 책임경영 발언 등으로 계열사들의 동요가 심각하다.이에 따라 인수·합병에 따른 장밋빛 청사진이 조직통합 문제로 애로를 겪으면서 출발부터 퇴색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롯데 노사갈등 고조

공격적 경영으로 사세 확장에 나선 롯데가 암초를 만났다.롯데가 형평성 차원에서 롯데백화점 서울 노원점(옛 미도파백화점 상계점) 직원들의 직급조정과 정규직의 비정규직화를 추진하자 노원점 노조가 강력히 반발하며 파업을 결의한 것이다.

노원점 강규혁 노조위원장은 “롯데가 미도파를 인수할 때의 약속을 어겼을 뿐만 아니라 노조를 와해시키는 작업까지 진행중”이라며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를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지난 12일 “쟁의조정 대상이 안되기 때문에 양측은 자율적으로 교섭을 성실하게 이행하라.”고 결정함에 따라 노조는 13일부터 파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취소했다.이에 따라 매주 수요일을 휴무일로 정하고 정시 출·퇴근,세일기간에 연장근무 거부 등 준법투쟁으로 전환하고 사측과 계속 협상한다는 방침이다.

롯데 관계자는 “고용승계를 100%보장한다는 원칙은 변한 것이 없다.”며 “다만 롯데에 맞게 기업 체질을 바꾸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화 책임경영 논란

대한생명 인수이후 정치권의 로비설과 특혜설로 한차례 곤욕을 치렀던 한화가 이번에는 김승연 회장이 대한생명 대표이사 회장직을 맡겠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김 회장이 지난 9월 밝힌 독립경영 체제로 대한생명을 이끌어 가겠다는 약속과 어긋나기 때문이다.

한화 관계자는 “공적자금이 들어간 대한생명을 이른 시일내 정상화시키겠다 것이 책임경영으로 표현된 것”이라며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이와 함께 인수금액이 곱절 가까이 늘어남에 따라 그룹 계열사들의 인수자금 갹출에 대한 동요도 심상치 않다.3000억원을 부담해야 하는 한화석유화학의 일부 직원들은 그룹의 중심축이 금융으로 옮겨가는 상황에서자금만 내고 수혜는 없을지 모른다며 ‘떨떠름’한 표정들이다.

한화는 이달말 대생 실사가 끝나는 대로 경영진을 포함한 새 경영전략을 내놓을 예정이다.

◆옛 아남반도체는 노조 결성

동부전자로 인수·합병된 옛 아남반도체도 고용불안이 높아짐에 따라 지난달 노조를 만들었다.박민구 노조위원장은 “동부측에서 고용승계를 책임진다는 약속을 믿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한 것은 사실”이라며 “이에 대비해 노조를 결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
2002-11-1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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