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주교회의 새 의장 최창무 대주교 “남북관계 지금은 꽃샘추위 민족화해의 봄 만들 것”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새 의장 최창무 대주교 “남북관계 지금은 꽃샘추위 민족화해의 봄 만들 것”

입력 2002-10-19 00:00
수정 2002-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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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의체 의장인 만큼 주교들의 역할을 모으고 조정하는 심부름꾼의 자세로 일해나갈 생각입니다.민족의 화해와 일치는 비단 천주교계뿐만 아니라 거국적인 과제인만큼 이 부분은 특별히 신경을 쓸 계획입니다.”

18일 임기 3년의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에 취임한 최창무(광주대교구장)대주교는 취임 소감에서 천주교내 대북 전문가답게 민족의 화해와 일치에 초점을 맞췄다.

주교회의 산하 초대 민족화해위원장을 맡아 지난 98년 한국 주교로서는 처음으로 방북했고 94년이후 민족화해 미사를 지금까지 꾸준히 열어올 정도로 민족화해와 일치 차원에선 빼놓을 수 없는 인사다.

“북한 핵 문제가 남북대화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듯하지만 국민들이 너무 놀랄 필요가 없습니다.‘입춘’이라고 해서 완전한 봄이 온 것은 아니지요.꽃샘추위도 넘겨야 하지만 이 꽃샘추위는 엄연히 봄이 오는 과정이 아닙니까.이럴 때일수록 교회는 신앙적인 차원에서 용서와 화해를 통한 정의구현에 앞장서야 합니다.”

신학대에서 윤리를 전공하고 천주교 신앙교리위원장을 지낸 경력대로 요즘 첨예한 관심사인 생명윤리에 관한 소신도 빼놓지 않았다.

“생명윤리는 국민,정부 부처간,이해집단간 의견차가 큽니다.교회는 큰 원칙을 정해 전달할 책임이 있지만 생활에서의 행동은 각자의 몫입니다.가정에서도 가훈에 맞춰 생활행태를 보이는 것처럼 말입니다.물론 교회의 입장에 배치되는 정책이라면 과감히 반대할 것입니다.과거 국가정책 차원에서 무리하게 강요한 산아제한 반대 같은 경우만 해도 당시엔 교회가 너무 현실을 모른다는 비난을 받았지만 돌이켜 보면 잘했다는 생각입니다.”

“지금 천주교는 어떻게 사회에 적응하면서 천주교의 보편적인 가치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가의 문제에 봉착해 있다.”고 말하는 최 의장은 변화하는 사회환경에서 사회와 협조해야 하겠지만 천주교의 변하지 않는 가치를 지키고 전달한다는 신앙적인 입장은 바뀔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특히 요즘같은 정보화시대에서 교회는 넘쳐나는 정보에 휩쓸릴 게 아니라 정보마다에 올바른 가치를 부여해 일반인들에게 전달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천주교의 대표 협의체인 주교회의는 어찌보면 큰 일을 해야 할 기구입니다.주교들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희망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합니다.그런 점에서 한국의 주교들도 ‘세계의 주교’란 입장에서 늘상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국가의 정책과 관련한 교회의 입장차에 대해 “사회현상에 대해 교회가 할 얘기가 있고 못할 얘기가 있다.기다릴 줄도 알아야 한다.교회는 결코 해결사가 아니다.”라고 최 의장은 강조했다.

주교단의 친교와 일치가 소중하다고 거듭 강조하는 최 의장은 오는 2004년 한국에서 열릴 아시아주교총회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소탈한 편이지만 소신을 굽히지 않는 면모를 함께 지닌 최 의장은 1963년 사제서품을 받고 서울대교구 명동주교좌본당 보좌신부와 가톨릭대학 총장을 거쳐 94년 주교서품을 받았으며 2000년 광주대교구장에 취임한 뒤 지난 17일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에서 의장에 선출됐다.

김성호기자 kimus@
2002-10-19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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