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부분 대머리

[건강칼럼] 부분 대머리

장충현 기자 기자
입력 2002-09-30 00:00
수정 2002-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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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친분이 있어 자주 들르는 한 병원 신경외과에서 특별히 진료를 의뢰한 어린 환자가 있었다.몹시도 무서움을 타는 이 아이는 유아원에서 친구들과 놀다가 쇠꼬챙이에 상처를 입어 3주 이상 치료를 받았지만 완치가 안된 경우였다.

상처가 생길 때는 모르고 있다가 며칠이나 지난 후 아프다고 하여 집 근처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호전되지 않았고,그때에서야 걱정이 되어 종합병원에서 작은 수술까지 받았으나 별 차도가 없었다.오히려 상처가 점점 심해지는 것 같아 병원을 옮기던 중 우리 병원에 입원한 환자였다.

아이는 만성 염증으로 두피에 지름 4∼5cm 정도의 괴사부위가 있었으나 X스레이 검사 결과 염증이 깊이 침투하지는 않았다.오랫동안 치료를 받으면서 극심한 통증을 경험한 후 겁을 많이 먹게 되었다.

다행히 상처가 깊지 않아 전신 마취 하에서 어려움 없이 간단한 수술로 염증을 치료할 수 있었고,아이는 수술 후 약 2주만에 상처가 완전히 치유되어 퇴원할 수 있었다.

그런데 또 다른 문제가 기다리고 있었다.상처가 있던 부위에 머리털이 나지 않아 외상성 대머리(일명 ‘땜통’)가 된 것이다.보호자는 아이가 크면서 혹 정서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태산이었다.

이런 경우는 크게 걱정할 게 못된다.수술로써 교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먼저 부위가 넓은 경우는 조직 확장기를 이용하거나 아니면 순차적인 수술로 부위를 좁혀주는 방법이 있다.부위가 비교적 적으면 단순하게 절제함으로써 잘 보이지 않게 하는 방법을 쓴다.부위가 작으면서도 눈에 띄는 경우는 모발이식술을 시행한다.요즘은 모발 이식술이 발달돼 전혀 문제가 없다.

조직 확장기를 사용할 정도로 부위가 큰 경우가 아니면 수술은 국소마취 하에서 가능하며 입원도 필요 없다.다만 이런 수술을 견디려면 최소한 중학생이상 돼야 하기 때문에 아직 이르다고 알려 주었다.

설명을 들은 보호자들은 안심하면서 훗날을 약속하고 돌아갔다.하지만 유아원에서 다친 상처를 별 생각 없이 하찮은 것으로 취급해 시기를 놓친 실수로 앞으로 십 년 정도의 세월을 걱정하면서 지내게 됐으니 부모의 마음이 편할 리 없을 것이다.이런 마음 고생을 하지 않으려면 어떤 상처든 전문적인 의사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더구나 두피는 상처가 아물어도 머리털이 나지 않을 수 있으므로 더욱 신경써서 치료받아야 한다.

하지만 발달한 현대의학 덕분에 이러한 작은 걱정거리까지 말끔히 해결해 줄 수가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장충현 강북삼성병원 성형외과 교수
2002-09-3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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