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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물주가 세상을 창조할 때,가장 아름답게 만들고도 약간의 실수를 한 경우가 아마 여성의 가슴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 적이 있다.보통 크기라면 만족하고 살겠는데 왜 어느 사람은 너무 작게,또 어느 사람은 너무 크게 했는지 모를 일이다.우리나라 여성의 경우,대부분이 작은 가슴 때문에 고민하나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며칠 전 즐거운 표정으로 나와 인사를 나누고 병원을 나선 여인의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대부분의 경우와 달리 그녀를 처음 병원에서 보고는 얼른 이유가 와닿지 않았다.성형외과 의사가 된 지 어언 30년이 가까워 웬만하면 상담 전에 어느정도 병원을 찾은 이유를 알 수 있게 됐다.그런 나도 그녀가 병원을 찾은 이유를 짚어내기가 쉽지 않았다.30대 초반의 미인형 얼굴에 몸매도 빼어났기 때문이다.
문제는 옷 속에 가려진 가슴이었다.헐렁한 겉옷을 벗고 진찰대에 앉은 그녀의 가슴은 ‘풍만’을 넘어 ‘어마어마하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였다.그녀의 말인즉 가슴이 큰 것은 좋은데,커도 너무 커서 숨이 차고 어깨도 아프고 소화도안된다는 것이었다.가슴 작은 사람이 들으면 ‘복에 겨운 소리’라고 나무랄지 모르나 이 환자는 실제로 상태가 심각해 보였다.진찰을 마친 그녀가 한마디 덧붙였다.자기도 정상적인 크기의 브래지어를 해보고 싶다는 것이었다.가슴을 줄이는 수술은 생각보다 복잡하다.흉터가 잘 남기 때문이다.그래서 선호하는 방법이 유륜부를 이용해 조직을 제거하는 방법이나,유방이 너무 큰 경우에는 흉터가 남아서 나중에 다시 고쳐야 할 경우가 생긴다.
유방이 지나치게 크면 흉이 좀 남더라도 어쩔 수 없이 절제법 수술을 해야 한다.이 경우 수술 규모가 커 입원해 전신마취 수술을 해야 한다.이 환자가 바로 이 수술의 대상이었다.흉이 좀 남았으나 그녀의 소원인 속옷 회사 제품의 보통 브래지어를 착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 후 수술 결과를 관찰하기 위해 외래진료로 만날 때마다 그녀의 얼굴에 항상 미소가 맴돌았다.옷차림이 몸매를 잘 표현해줘 여름나기가 무척 즐거운 듯했다.
하기야 몇 ㎏이나 되는 짐을 가슴에 달고 다녔으니,옷차림은 고사하고 걷는 자세도 이상할 수밖에 없었으며,근사한 몸매를 자랑할 수 없으니 표정까지도 구부정한 자세를 닮을 밖에.수술 후 밝아진 그녀의 표정에서 속박을 벗어던진 ‘자유’가 흠씬 느껴졌다.
장충현 강북삼성병원 성형외과 교수
2002-09-0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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