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업씨 재산관리 백태/호화 아파트 소유하고도 비난 피하려 ‘눈속임 생활’

홍업씨 재산관리 백태/호화 아파트 소유하고도 비난 피하려 ‘눈속임 생활’

입력 2002-07-12 00:00
수정 2002-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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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등에서 47억원대의 금품을 받았고 45억원대의 재산을 소유한 김홍업씨는 최고급 아파트를 구입했는가 하면 자금을 이중삼중으로 철저하게 숨겨온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밝혀지고 있다.

서울 홍은동의 한 평범한 시민들이 사는 아파트에 거주 중인 홍업씨는 실제로는 서울 서초동의 호화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그가 소유한 ‘삼성 서초가든스위트’아파트(83평형)는 이탈리아 천연대리석으로 꾸민 거실 바닥,도금한 수도꼭지와 샤워기 등 최고급형으로 매매가격이 16억원에 이른다.

이 아파트는 원래 삼성그룹 계열사 사장 이모씨의 소유였고,홍업씨는 2000년 7월 전세금 7억원에 임대차계약을 맺었다.당시 이 아파트의 임대 시세는 이보다 비싼 것으로 알려져 99년 12월 홍업씨에게 5억원을 제공했던 삼성그룹이 또다른 편의제공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IMF 외환위기로 부동산 경기가 가라앉아 삼성그룹에서 이 아파트를 계열사 간부들에게 할당하자 집이 필요치 않았던 이씨가 홍업씨에게임대했다가 아예 팔았던 것”이라면서 “아파트 임대 및 구입과정과 경위,자금 출처 등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했지만 정상적인 거래였음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또 홍업씨가 지난해 2월 이 아파트를 구입한 뒤에도 입주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홍업씨 변호인 유제인 변호사는 “당초 홍업씨가 들어가서 살려고 계약을 했지만 오해를 살 가능성이 있다는 주변 사람들의 조언에 따라 비워뒀었다.”고 전했다.호화 아파트에 거주한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눈속임식 생활을 해온 것이다.

홍업씨는 98년 7월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으로부터 10만원권 헌 수표로 10억원을 받은 뒤 이를 통장에 넣지 않고 아파트 베란다에 있는 창고에 숨겼다.창고 앞에는 가구를 쌓아놓아 돈이 숨겨졌을 것이라는 상상도 못하게 했다.

그 뒤에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돈을 16개 차명계좌에 나눠 예금했다가 100만원권 자기앞수표로 교환해 사용하는 등 철저하게 세탁했다.이렇게 홍업씨가 세탁한 자금만 모두 33억원에 이른다.

홍업씨측은 “오랫동안 야당 정치인의 아들로 살면서도움을 준 사람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돈을 노출시키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택동기자 taecks@
2002-07-12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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