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정보 공유·개인워크아웃 시행되면/ 빚 돌려막기 어려워져

대출정보 공유·개인워크아웃 시행되면/ 빚 돌려막기 어려워져

입력 2002-05-23 00:00
수정 2002-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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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2일 발표한 소액대출 정보집중제는 이미 지난해부터 예고된 내용이지만 일반 국민들은 그 영향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500만원 이상 대출정보가 공개되면] A씨는 시중은행 네곳에서 500만원씩을 빌려쓰고 있다.한꺼번에 2000만원을대출받으면 이자도 더 싸고 편리하지만 A씨의 신용상태로는 그렇게 많은 목돈을 대출받을 수 없었다.그런데 지난달 갑자기 또 돈이 궁해졌다.이미 3개 신용카드로 현금서비스도 50만원씩 받아 더 쓸 카드도 없었다.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또 다른 은행을 찾았더니 다행히도 300만원을 빌려주었다.

결국 A씨는 은행에서 총 2300만원,카드 현금서비스로 150만원을 쓰고 있었지만 은행 전산망에는 이같은 대출내역이 전혀 잡히지 않는다.금융회사들이 1000만원 이상 대출금정보만 서로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9월부터는 500만원 이상,내년 1월부터는 단돈 10원까지도 모두 컴퓨터조회에 걸린다.

[‘빚 돌려막기’ 어려워진다] 은행 대출금은 물론 상호저축은행이나 종금사·신용카드사 대출금,심지어 현금서비스 금액까지 적나라하게 공개되는 만큼 합산금액이 많으면금융회사들이 신규대출을 꺼리게 된다.대출금 ‘돌려막기’가 어려워진다는 얘기다.지금껏 분산대출금 내역을 몰랐던 일부 금융회사 중에는 상환을 독촉할 지도 모른다.

소액대출 정보집중제가 실시되면 신용불량자가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 우려는 여기에 근거한다.4월말 현재 1000만원 미만 신용불량자는 약 141만명으로 전체의 57%.이중 9월부터 정보공유 대상인 ‘500만원 이상 1000만원 미만자’는 15%에 불과해 당장 큰 충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개인도 워크아웃] 일시적인 주머니 사정 악화나 재기 가능성에도 불구,곧바로 신용불량자나 파산자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된다.

기업과 똑같이 돈을 빌려준 여러 금융회사들이 모여 부채탕감,만기연장,이자감면 등을 단행해준다.대신 개인은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해야 한다.외국에서는 이미 실시되고있으며 국내에서는 삼성캐피탈이 시도 중이다.그러나 적용대상 기준마련 등 선행과제가 적지 않다.

신한은행 신용관리부 정돈영(鄭敦永) 차장은 “보증인을세우기 싫어 대출금을 많이 쪼개 쓴 고객이라면 앞으로 신용평가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만큼 미리 줄여놓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안미현기자
2002-05-2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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