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탈북 본격화 되나

기획탈북 본격화 되나

김규환 기자 기자
입력 2002-05-10 00:00
수정 2002-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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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탈북자의 기획 망명시대’가 오나. 국내외 탈북자 지원단체들이 중국 내 탈북자의 한국 망명을 성공시키기 위해 주도면밀한 계획을 세워 외교공관에 진입시키는 기획 망명 사례들이 잇따르고 있다.

탈북자들의 기획 망명은 지난해 6월 장길수군 일가족 7명이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 베이징(北京)사무소에 진입,한국의 품에 안김으로써 처음 성공했다.올 들어서는 3월 이후 1개월여 사이에 스페인·독일·미국·한국 대사관 등 베이징의 외교공관 진입을 통한 탈북자 망명 신청이 4차례 시도돼 3차례는 성공했다.지난달 한국 대사관 근처에서 연행된 탈북자들은 현재 중국 공안당국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8,9일에는 베이징이 아닌 동북부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에서 기획 망명이 처음으로 시도됐다.최근 중국 공안당국이 베이징의 외국 공관 주변에 대한 경계를 대폭 강화하면서 예전처럼 접근이 쉽지 않게 된 때문으로 보인다.

그동안 중국 당국은 북한과 인접한 옌볜(延邊)지역을 중심으로 탈북자 검거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베이징 외교가인 싼리둔(三里屯) 일대 서방 외교공관에 인민해방군 소속무장경찰들을 대폭 증강,경계활동을 강화했다.그래도 기획 망명이 잇따르자 지난 5일에는 탈북자가 서방 외교공관의 담을 넘지 못하도록 공관 담장 위에 철조망까지 쳤다.

기획 망명이 잇따르고 있는 까닭은 탈북자 지원단체들이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서방 외교공관에 탈북자들을 진입시켜 북한의 인권 문제를 국제사회에 집중 부각시키려는 의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월드컵 기간을 전후해 100여명의 탈북자를 태운 버스가 외교공관에 진입할 예정이라는 소문이 나돌 정도로 기획 망명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현재 기획 망명을 돕는 지원단체 및 사람들은 올 3월 탈북자 25명의 스페인 대사관 진입을 도와 한국 망명을 성공시킨 ‘피랍·탈북자 인권과 구명을 위한 시민연대’와 독일인 의사 출신의 노르베르트 폴러첸이 대표적이다.

북한 인권시민연합과 좋은 벗들,탈북난민 유엔청원운동본부,일본의 북조선난민구원기금,RENK(긴급 구출행동 네트워크) 등의 활동도활발하다.의사 폴러첸은 “독일인들이 나치 치하에서 침묵을 지켰다는 비판을 받아왔는데,그런 실수를 두 번 다시 하지 않겠다.”며 북한의 인권 문제가 공개되면 될수록 북한 정권은 빨리 붕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2002-05-1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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