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임동원(林東源) 대통령 특사가 서울로 돌아와 북쪽과 합의한 ‘공동보도문’을 발표했을 때 남녘 사람들은다시 한번 벅찬 감동을 억누를 수 없었습니다.경의선·동해북부선 철도·도로 연결을 비롯해 특사가 가져온 보따리가예상 밖으로 컸기 때문입니다.
특히 임 특사가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무려 5시간에 걸쳐 한반도 정세와 남북관계의 진전에 대해 가슴을 터놓고 논의,사실상 ‘간접적인 정상회담’을 했으며 김 위원장께서 직접 북·미 대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는 사실은 앞으로 남북,북·미,북·일 관계가 잘 풀릴 것이라는 낙관적기대를 낳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러나 가슴 한 구석에는 여전히 불안감이 남아 있음을 실토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6·15 남북공동선언 이후 6차례에걸친 장관급회담을 비롯해 국방장관회담과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금강산관광 활성화를 위한 당국간 회담,3차례의적십자회담 등이 열렸지만 남북관계는 한 해를 넘기지 못하고 교착상태에 빠지고 말았습니다.3차례의 이산가족 상봉단 교환이 우리가 거둔 결실의전부였습니다.물론 남북이 어찌할 수 없는 악재들이 많았습니다.9·11 테러사태 등 국제적인 여건이 좋지 않았고,부시 미 행정부가 ‘악의 축’ 발언을 비롯,대북 강경정책을 고수해 남북관계에 찬 물을 끼얹었습니다.
그러나 근본적인 원인은 역시 남북 당사자들에게 있습니다.북쪽은 ‘우리 민족끼리,자주적’이라는 단어를 되풀이 사용하면서도 남쪽과의 대화보다는 미국과의 회담이 남북문제를 푸는 길이라고 믿어왔습니다.한때 ‘봉남통미(封南通美)’니 ‘선미후남(先美後南)’이라는 말이 북쪽의 대외정책을 설명하는 키워드였음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남쪽에서도 이산가족의 아픔을 외면한 채 ‘퍼주기’ 운운하며 가슴에 상처를 주는 말들이 자주 나돌았습니다.게다가지난해 8월 ‘만경대 방명록’ 파문은 남과 북 모두를 당황케 했었습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실천’입니다.각종 실무협상에서 최고당국자끼리의 합의를 깨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이번에도남북이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못한다면 세계는 남북 모두를‘양치기 소년’으로 볼 것입니다.우리 민족 앞에 닥칠지도모를 ‘엄중한 사태’를 우리 겨레의 힘으로 막아야 합니다.
[전영우 정치팀 기자 anselmus@
특히 임 특사가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무려 5시간에 걸쳐 한반도 정세와 남북관계의 진전에 대해 가슴을 터놓고 논의,사실상 ‘간접적인 정상회담’을 했으며 김 위원장께서 직접 북·미 대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는 사실은 앞으로 남북,북·미,북·일 관계가 잘 풀릴 것이라는 낙관적기대를 낳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러나 가슴 한 구석에는 여전히 불안감이 남아 있음을 실토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6·15 남북공동선언 이후 6차례에걸친 장관급회담을 비롯해 국방장관회담과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금강산관광 활성화를 위한 당국간 회담,3차례의적십자회담 등이 열렸지만 남북관계는 한 해를 넘기지 못하고 교착상태에 빠지고 말았습니다.3차례의 이산가족 상봉단 교환이 우리가 거둔 결실의전부였습니다.물론 남북이 어찌할 수 없는 악재들이 많았습니다.9·11 테러사태 등 국제적인 여건이 좋지 않았고,부시 미 행정부가 ‘악의 축’ 발언을 비롯,대북 강경정책을 고수해 남북관계에 찬 물을 끼얹었습니다.
그러나 근본적인 원인은 역시 남북 당사자들에게 있습니다.북쪽은 ‘우리 민족끼리,자주적’이라는 단어를 되풀이 사용하면서도 남쪽과의 대화보다는 미국과의 회담이 남북문제를 푸는 길이라고 믿어왔습니다.한때 ‘봉남통미(封南通美)’니 ‘선미후남(先美後南)’이라는 말이 북쪽의 대외정책을 설명하는 키워드였음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남쪽에서도 이산가족의 아픔을 외면한 채 ‘퍼주기’ 운운하며 가슴에 상처를 주는 말들이 자주 나돌았습니다.게다가지난해 8월 ‘만경대 방명록’ 파문은 남과 북 모두를 당황케 했었습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실천’입니다.각종 실무협상에서 최고당국자끼리의 합의를 깨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이번에도남북이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못한다면 세계는 남북 모두를‘양치기 소년’으로 볼 것입니다.우리 민족 앞에 닥칠지도모를 ‘엄중한 사태’를 우리 겨레의 힘으로 막아야 합니다.
[전영우 정치팀 기자 anselmus@
2002-04-0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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