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비리 보호막 ‘게이트 맨’들

[사설] 비리 보호막 ‘게이트 맨’들

입력 2002-04-05 00:00
수정 2002-04-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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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 다발적으로 불거졌던 ‘게이트’들이 서로 얽히고설켜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이명재(李明載) 검찰’의 게이트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정현준·진승현·이용호게이트와 파렴치한 공생관계를 유지했던 ‘권력’이 점점모습을 드러내고 있다.옛 안기부 출신으로 ‘진승현 게이트’맨이었던 김재환(金在桓)씨는 ‘정현준 게이트’ 맨을겸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그런가 하면 정현준(鄭炫埈)씨는평창종합건설 등을 매개로 ‘이용호 게이트’와 선이 닿아있었다. 결국 3대 게이트의 몸통은 결국 하나로 ‘다 해먹었다.’는 국민적 분노를 사고 있다.

주가 조작과 같은 반사회적 범죄를 비호하며 엄청난 돈을챙긴 ‘게이트 맨’의 수법은 한마디로 요지경 속이다.‘만능’ 게이트 맨 김재환씨는 진승현씨의 불구속 수사를대가로 무려 30억원을 약속받는가 하면 정씨에게 공적자금알선 명목으로 5억원을 받아 챙겼다고 한다. 정씨가 개입된 평창건설과 대통령 차남 김홍업(金弘業)씨 고교 동창생김성환(金盛煥)씨의 돈거래 방식도 한편의 미스터리다. 김성환씨는 2000년 1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100억원을 평창건설에 빌려주고 이자로 40억원을 받았다고 한다. 연 40%의 초고율의 이자를 받아온 셈이다.

어처구니 없는 ‘게이트’가 수년동안 횡행할 수 있었던것은 정당한 공권력을 무력화시키는 호가호위 ‘권력’이작용했기 때문일 것이다.그간 항간에 풍문으로 나돌던 억측들에서 크게 벗어나 있질 않다.아직도 세상에는 ‘권력’ 주변의 비리에 관해 오가는 얘기가 적지 않다.비록 허위나 과장됐더라도 실체적 진실이 규명되어야 한다.

검찰이 세번째로 시작한 이번 게이트 수사는 단순히 부정에 대한 단죄가 아니다.망국적인 권력형 부정부패 고질을발본하는 역사청산 작업으로 승화되어야 한다.권력에 기생해 사사롭게 축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뒤틀린 인식을 차제에 말끔히 씻어내야 한다.검찰은 게이트 수사가 역사적 작업임을 명심하길 다시 한번 촉구한다.

2002-04-0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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