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광장] 어머니의 마음

[대한광장] 어머니의 마음

성전 기자 기자
입력 2001-11-12 00:00
수정 2001-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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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대학 수학능력 시험이 치러졌다.시험때만 되면 추웠다.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오후가 되면서 약간 누그러들기는 했지만 새벽녘은 무척이나 추웠다.이맘때면 날씨가쌀쌀해지는 것은 우리 어머니들의 마음과 무관하지는 않다.

자식의 합격을 바라며 초조해지는 어머니들의 시린 마음을날씨는 그대로 반영하는 것만 같다.

수능시험을 보는 날은 새벽부터 많은 어머니들이 찾아와기도를 했다.두꺼운 잠바를 입고,목도리를 두르고,곱은 손을 불어가며 기도하는 어머니들의 모습 곁에서 우리 자식들은 얼마나 큰 사랑의 빚을 지고 있는가를 알 수 있었다.

자신을 위해서라면 결코 그럴 수 없는 정성으로 어머니는자식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는 것이다.

사랑은 언제나 내리사랑이라고 한다.언제나 받기만 하는사랑이 한없이 크기만 하다는 것을 우리 자식들은 얼마나깨닫고 있을까.자식이 효도를 한다고 해도 어머니의 사랑에 절대 미칠 수 없다.어머니는 결코 눈을 감는 그 순간까지도 자식에 대한 사랑을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새벽부터 시작한 어머니의 기도는시험을 마치는 순간까지 계속될 것이다.자식이 시험을 마치는 그 순간 까지는결코 마음을 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기도를 해서 무언가를얻고자 하는 마음보다도 가슴에 넘치는 사랑을 어쩔 수 없기 때문에 어머니들은 기도를 하는 것이다.

거역할 수 없는 사랑의 힘으로 기도를 하는 어머니의 모습은 아름답다.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기도하는 어머니들의 모습에서 본다.

나는 가끔씩 기도하는 모습을 자식들에게 보이라고 이야기 한다.기도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았을 때 무심할 수있는 자식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자신을 위해 기도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았을 때 자식의 가슴 속에는 어머니에 대한 새로운 사랑이 싹틀 것이다.세상이 순탄치 않아 어버이를 향한 마음이 한결같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사랑은 한없이 큰데 효는 상대적으로 작기만 하다.받았으면 돌려주는 것이 인지상정이지만 오늘의 현실은 그렇지가못하다. 늙고 병든 부모님을 외면하고 봉양하지 않는 것이오늘의 현실이다. 날로 고령화되어 가는 사회 속에서 우리의 부모들은의지할 곳 없는 신세가 되어 거리를 떠돌고있다.

며칠 동안 거리에 방치된 채 굶고 지내던 할머니가 경찰에 발견되었다.사는 곳이 어디냐는 경찰관의 질문에 할머니는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가슴 속에는 피눈물이 흐르면서도 그것이 혹여 자식에게 욕이 될까봐 함구하시는 할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어머니의 사랑이란 얼마나 큰 자기 희생인가를 알 수 있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것은 결코 많은 것의 소유나 성취에 있지 않다.그것은 무상한 시간 속에서는 작은 의미에 지나지않는 것들이다.보다 소중하고 큰 의미의 것들은 인생의 참다운 가치에 눈을 뜨고, 그 가치의 실현을 위해 노력하는것이다.효는 바로 그 가치의 처음이다.

인생의 아름다움은 바로 효의 실천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부모와의 관계에서 따뜻함과 감사를 발견할 수 없다면 그것은 슬픈 인생에 지나지 않는다.아무리 많은 부와 명예를지니고 있다고 해도 그것은 영원한 갈증으로 남을 뿐이다.

결코 사라지지 않는 평온과 위안은 가슴 속에 자리한 감사의 크기와 비례한다는 것을 기억해야만 한다.대가 없이 무한히 주어지는 어버이의 사랑 앞에서 한량 없는 감사의 마음을 지닐 때 우리는 진정 아름다운 인생의 사람이 될 수있다.

해마다 입시 때가 되면 나는 우리 어머니들의 사랑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본다.교문 앞에서 혹은 기도 하는 곳에서 만나는 어머니의 마음은 간절하다.

자식들을 인생의 첫 관문 속으로 들여보내는 어머니의 지극한 마음처럼 우리 자식들도 어버이의 노후를 그렇게 간절한 마음으로 지켜드릴 수는 없는 것일까.오늘 나는 문득어머니의 마음을 닮는 자식의 마음을 보고만 싶다.

◇성전 옥천암주지
2001-11-1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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