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대해부] 인기의 정체(끝)

[고이즈미 대해부] 인기의 정체(끝)

황성기 기자 기자
입력 2001-08-04 00:00
수정 2001-08-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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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개혁호(號)’는출항했다.개혁의 추진력은 국민의 뜨거운 지지다.

90%에 육박했던 고이즈미 지지도는 참의원 선거 전 한때하락세를 보이긴 했어도 선거 당일 아사히(朝日)신문의 출구조사에서 다시 81%까지 올랐다.선진국에선 드문 이상열기다.정치학자들은 비정상적인 지지의 수수께끼를 정치학이 아닌 사회학으로 풀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고이즈미 인기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를 지지하는 일본인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고이즈미가 무엇인가 해 줄 것 같다”고 대답한다.‘무엇인가’에대해서는 의견이 각각이지만 일본 국민들은 추락할 만큼추락한 일본을 끌어올려 줄 희망을 그에게서 보고 있는 것같다.

거품경제가 무너지고 ‘잃어버린 10년’을 보상해 주고자민당 이권정치의 두터운 벽을 깰 혁명가의 모습을 그에게서 찾고 있는 것이다.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총리로 상징되는 낡은 정치 체질에 질릴대로 질린 시기에 그는 절묘하게 등장했다.보통 사람의 풍모,보통 사람의 감각에 보통 사람의 말로 개혁을얘기하는 그에게 일본 국민들은 박수와 기대를 보냈다.

그런 국민의 지지는 4월의 자민당 총재 선거,6월의 도쿄도 의회 선거,7월의 참의원 선거를 통해 확인됐고 상승해갔다.국민들은 개혁을 부르짖는 그에게 개혁의 실천을 주문했다.그것이 높은 지지율로,선거에서는 자민당 압승으로나타났다.

자민당 내 기반이 미미한 그로선 정치적 힘을 파벌간 결탁이 아닌 국민의 지지로부터 끌어오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제부터다.개혁의 실천을 위해서는 ‘나가타쵸(永田町·정치권)’와 ‘가스미가세키(霞が關·정부의 관료)’와 싸워 이기지 않으면 안된다.

개혁에 반대하는 세력은 ‘건설족’,‘도로족’,‘우정족’,‘방위족’ 등 이른바 족(族)의원들이 득실거리는 정치권과 그런 정치권을 지배한다고 믿는 관료층과 기업군,토착세력 등 기득권 집단이다.참의원 선거에서 자파의 세력을 늘리기 위해 ‘고이즈미 개혁’에 침묵하고 있던 하시모토(橋本)파 내부의 저항세력이 반기를 들고 나설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지난 2일 자민당 정조회 회의 때 일부 의원들이 고이즈미 개혁에 비판을 시작한 것은 그 징후다.

걸림돌은 그것 뿐 아니다.최저치를 거듭 갱신하고 있는불안한 주가와 함께 ‘9월 위기설’로 요약되는 경제위기도 개혁의 암초다.개혁에 동반하는 대량 도산과 실업을 일본 국민들이 얼마나 견뎌줄 지도 미지수다.

반개혁 세력의 저항이 크면 고이즈미 총리는 ‘중의원 해산’이라는 전가의 보도를 휘두를 가능성이 있다.총선을실시하고 개혁에 동참하는 세력을 중심으로 정계 개편을시도한다는 게 고이즈미 개혁 시나리오중 하나다.반개혁의파도를 넘지 못하면 그에 대한 지지도 모래성처럼 무너질것이다.

주변국과의 관계 회복도 주요 과제다.역사 왜곡 교과서,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로 빚어진 한국,중국과의 갈등을슬기롭게 풀어나가지 못하면 그의 개혁성은 뿌리부터 의심받을 수 있다.일본 언론들도 100일간의 밀월 관계를 청산하고 고이즈미 개혁의 실상과 허상을 따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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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황성기특파원 marry01@
2001-08-04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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