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잊게하는 단편영화 ‘감칠 맛’

잠을 잊게하는 단편영화 ‘감칠 맛’

입력 2001-05-10 00:00
수정 2001-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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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잊은 그대에게 아침이슬 같이 싱싱한 단편영화 두편을 선물합니다.” KBS-2TV가 봄 개편을 맞아 준비한 ‘단편영화전’(금요일밤 12시50분∼1시40분)이 잠을 잊은 영화 마니아들의 넋을쏙 잡아 끌었다.

심야에 방영된다는 취약점에도 불구하고 9%에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한 ‘독립영화전’은 극장 흥행영화를 그대로 답습하는 구태의연한 TV영화에 새로운 물꼬를 텄다는 평이다.

이번주에 방영될 첫영화는 한동네에 살지만 서로 모르는 세 여자가 겪는 세가지 이야기다.세 여성은 같은 날 각기 황당한 일을 당한다.집앞의 좁은 골목에 차가 가득 세워져 있어서 한참동안 집에 들어가지 못하거나 전철 안에서 행패를 당하거나 남편이 귀가하지 않은 늦은 밤,생면부지의 술 취한남자가 막무가내로 들이닥치는 일이 생긴다.이렇게 어처구니없는 상황에서 세여성은 서로를 스쳐가지만 무기력하게 외면할 뿐이다.한가지 주제로 세 이야기를 묶는 치밀한 짜임새가 돋보인다.

두번째 영화는 첫번째 영화와 달리 이야기보다는 이미지를중시한 작품이다.겨울밤,어촌의허름한 가게가 배경이다.가게 앞에서 전화를 걸던 젊은 여자가 떠나가고 가게의 늙은여자는 전화를 떼낸 뒤 가게 불을 끈다.일상적인 하루를 지내는 가게의 여자와 한복집에서 일하며 하루를 보내는 젊은여자.젊은 여자가 퇴근길에 가게에 들러 전화를 걸다가 사라지면 늙은 여자는 전화기를 떼낸다.가게의 불은 꺼진다.

‘단편영화전’은 일반인들은 쉽게 접할 수 없는 20분 내외의 짧은영화 두편을 보여준다.중앙대 영화학과 주진숙 교수가 진행하며 이효인 영화평론가가 특별출연해 감상할 때 유의할 점,영화의 의도,색다른 기법 등의 설명도 간단하게 덧붙인다.

KBS는 프로그램에 소개된 독립영화를 ‘단편영화전’ 홈페이지에서 한달동안 다시 볼 수 있도록 했다.

‘단편영화전’의 최수형 책임 프로듀서는 “참신한 영화에 대한 갈증을 풀어주려는 의도로 이번 프로그램을 계획했다”면서 “단편영화에 대한 제작환경을 지원하고 상업영화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송하기자 songha@
2001-05-1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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