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모성보호법이 필요한 이유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모성보호법이 필요한 이유

한명숙 기자 기자
입력 2001-05-04 00:00
수정 2001-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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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0 프로젝트’.낯선 숫자의 조합이 세간에 화제가 되고 있다.

세계적 경영컨설팅 회사인 맥킨지사의 보고서에 기초하여명명한 ‘1090 프로젝트’의 뜻은 이렇다.2010년까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을 90%까지 확대해야만 한국이 국민소득3만달러의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대졸이상 인력의 성별 경제활동참가율을 비교해보자.남성은 미국이나 스웨덴처럼 90%이상이 활용되고 있다.반면 여성은 터키나 멕시코보다도 낮은 5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맥킨지 보고서는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을 제약하는 요인중의 하나로 ‘출산과 육아에 대한 부담’을 지목하고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제도를 마련할 것을 권고한다.노동시장에서 단절,사장되고 있는 여성인력의 활용을 극대화하는 것만이 국가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유력하고 합리적인 대안이라고 단호하게 진단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20대 초반에서 30대 중반에 해당하는 여성인력이 출산과 육아의 부담으로 경제활동을 포기하고,노동시장으로부터 급격히 이탈하게 된다.전형적인 후진국형 M자형 곡선이다.

모성보호의 강화는 세계적인 추세이다.국제노동기구(ILO)는 지난해 6월,출산휴가의 최저기준을 12주(84일)에서 다시 14주(98일)로 연장했다.선진국들이 모성보호를 확대하는이유는 간단하다.그 길만이 여성인력을 최대한 활용해 국가 경쟁력을 강화시키고,세수를 증대시켜 경제적 부의 가치를 확산시킬 수 있는 유력한 방안이기 때문이다.

‘우리도 할 수 있지 않으냐’는 단순한 주장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법과 제도를 개선하고,사회적 인프라를 새롭게 구축하지 않으면 안된다.

우리나라의 출산휴가는 60일이다.53년에 근로기준법이 제정된 이후,단 하루도 늘어나지 않은 채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지식정보화라는 무한경쟁의 최첨단 디지털 시대에 진입했건만 모성보호 제도에 관한한 우리는 근대산업사회 초기의 삽과 곡괭이로 싸우려 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가 국회의원 시절,대표발의한 모성보호 관련 개정법률안이 재계와의 이견으로 아직까지 국회에 계류중이다.당시입법목적은 두가지이다.모성보호는 강화하되 그 비용을 기업주에게 전담시키지 말고 국가적 책임하에 사회가 나누어서 부담하자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기업주의 부담을 완전히 해소시킬 방안에 대해 재계가 반대하는 이유는 바로 눈앞의 비용지출에만 급급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맥킨지 보고서는 나무를 보지 말고숲을 보라고,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과 여성이 모두 승리(win-win)할 수 있는 정책을 권고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한명숙 여성부장관
2001-05-04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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