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부의 외국(外局)이던 문화재관리국이 문화재청으로승격한 때는 지난 1999년 5월이다.국민은 당시 문화재 보호를 위한 전기가 마련된 것으로 받아들였다.정치권이 여야를가리지 않고 지원사격을 한 것도 그만큼 국민의 염원이 담겼기 때문이었다.정부조직의 대대적인 무게덜기가 한창이던 시절 그것은 ‘사건’이었다.
그러나 2년이 채 지나지 않은 지금 정부의 문화재정책은 심각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문화재청은 풍납토성이나 경주경마장 문제 등 곳곳에서 불거지는 문제들을 뒤치다꺼리하는데만도 힘에 부친다.전반적인 정책의 밑그림을 그리고,앞장서 추진하는 본연의 구실은 생각도 할 수 없는 형편이다.
왜 이렇게 됐을까.그렇다고 문화재청을 이끄는 사람들에게책임을 돌린다면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는 일이 될 것이다.오히려 국민의 박수를 받았던 국(局)의 청(廳)‘승격’이 문화재 정책을 수행하는 데 방해가 되는 것은 아닐까.
문화재관리국 시절 문화재정책의 책임자는 문화부장관이었다.모든 정책은 차관을 거쳐 장관의 결재를 받았다.승격한뒤로는 청장은 장관의 직접적인 지휘통솔을 받지 않는다.물론 일상적 업무를 추진하는 데는 국장보다 청장의 권위가 더효율적일 것이다.
그러나 풍납토성이나 경주·부여의 보존처럼 천문학적 예산이 들고,국민에 대해 설득이 필요하다면 문제는 달라진다.국무회의에도 나갈 수 없는 1급 청장이 할 일은 밤잠을 못이루며 고민하는 것밖에는 없다.풍납토성 문제도 장관이 뛰었다면 상황은 많이 달라졌을 수 있다.결과적으로 조직은 승격했지만 정책은 후퇴한 꼴이다.
반면 문화부장관의 직접 지휘를 받는 분야는 어떤가.문화예술과 체육·관광·청소년 등 대표적 기능들은 문화재 보존처럼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하지 않는다.대부분 민간의 활동을어떻게 지원하여 부축하느냐가 과제라고 할 수 있다.청 단위 조직이라고 해도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이렇게 볼 때 문화관련 정부조직의 재편은 불가피한 것 같다.상징성보다는 효율성 위주로 ‘판’을 다시 짜야 할 것이다.문화재와 문화예술·문화산업을 장관급 부처에서 아우르고,체육과 관광·청소년 기능을 독립시키는 것도 한 방법이될 수 있을 것이다.
■서 동 철 문화팀 차장
그러나 2년이 채 지나지 않은 지금 정부의 문화재정책은 심각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문화재청은 풍납토성이나 경주경마장 문제 등 곳곳에서 불거지는 문제들을 뒤치다꺼리하는데만도 힘에 부친다.전반적인 정책의 밑그림을 그리고,앞장서 추진하는 본연의 구실은 생각도 할 수 없는 형편이다.
왜 이렇게 됐을까.그렇다고 문화재청을 이끄는 사람들에게책임을 돌린다면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는 일이 될 것이다.오히려 국민의 박수를 받았던 국(局)의 청(廳)‘승격’이 문화재 정책을 수행하는 데 방해가 되는 것은 아닐까.
문화재관리국 시절 문화재정책의 책임자는 문화부장관이었다.모든 정책은 차관을 거쳐 장관의 결재를 받았다.승격한뒤로는 청장은 장관의 직접적인 지휘통솔을 받지 않는다.물론 일상적 업무를 추진하는 데는 국장보다 청장의 권위가 더효율적일 것이다.
그러나 풍납토성이나 경주·부여의 보존처럼 천문학적 예산이 들고,국민에 대해 설득이 필요하다면 문제는 달라진다.국무회의에도 나갈 수 없는 1급 청장이 할 일은 밤잠을 못이루며 고민하는 것밖에는 없다.풍납토성 문제도 장관이 뛰었다면 상황은 많이 달라졌을 수 있다.결과적으로 조직은 승격했지만 정책은 후퇴한 꼴이다.
반면 문화부장관의 직접 지휘를 받는 분야는 어떤가.문화예술과 체육·관광·청소년 등 대표적 기능들은 문화재 보존처럼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하지 않는다.대부분 민간의 활동을어떻게 지원하여 부축하느냐가 과제라고 할 수 있다.청 단위 조직이라고 해도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이렇게 볼 때 문화관련 정부조직의 재편은 불가피한 것 같다.상징성보다는 효율성 위주로 ‘판’을 다시 짜야 할 것이다.문화재와 문화예술·문화산업을 장관급 부처에서 아우르고,체육과 관광·청소년 기능을 독립시키는 것도 한 방법이될 수 있을 것이다.
■서 동 철 문화팀 차장
2001-03-0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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