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속담엔 “시작이 반(半)”이라고 한다.무슨 일이든 시작만 하면 성공할 수 있는 전망이 반쯤 된다는 것이다.개인일이든 나라 일이든 일단 시작해 놓고 보면 수가 생긴다는얘기로도 들린다.그러나 서양 격언에는 “백리 길에는 구십리가 반이다”는 말이 있다.중국의 ‘전국책(戰國策)’에도“백리를 가는 자는 90리를 반으로 삼는다(行百里者 半於九十)”고 돼 있다.이는 무슨 일이든 신중하게 시작하되 끝이나기 전까지는 반밖에 되지 않는다고 여겨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충고다.
승려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였던 만해 한용운 선생은 ‘반구십리(半九十里)’에서 서양인과 조선인의 차이를 이같은 속담으로 비교하며 우리가 고쳐야 할 점을 이렇게 시조로 읊었다.“백리를 가려면 구십리가 반이라네/시작이 반이라는 우리들은 그르도다/뉘라서 열 나흘 달(月)을 온 달이라 하더뇨” 국민혈세 수천억원을 날린 시화호의 담수화 실패는 이것 저것 따지기 전에 우선 물막이 공사부터 저지르고 보자는 우리의식의 실패가 아닐까.
이경형 수석논설위원
승려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였던 만해 한용운 선생은 ‘반구십리(半九十里)’에서 서양인과 조선인의 차이를 이같은 속담으로 비교하며 우리가 고쳐야 할 점을 이렇게 시조로 읊었다.“백리를 가려면 구십리가 반이라네/시작이 반이라는 우리들은 그르도다/뉘라서 열 나흘 달(月)을 온 달이라 하더뇨” 국민혈세 수천억원을 날린 시화호의 담수화 실패는 이것 저것 따지기 전에 우선 물막이 공사부터 저지르고 보자는 우리의식의 실패가 아닐까.
이경형 수석논설위원
2001-02-1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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