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문화예술 교류 중심지로 뜬다

남북 문화예술 교류 중심지로 뜬다

서동철 기자 기자
입력 2000-06-20 00:00
수정 2000-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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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50년 냉전의 지표인 판문점이 남북 문화예술 교류의 중심지로 탈바꿈하고 있다.남북대치의 가장 리얼한 상징이었던 판문점의 위상이 남북화해를위한 문화예술 교류의 현장으로 극적인 변화를 맞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자유로운 상호방문이 이루어지기 전 단계까지 공동의 ‘문화예술 공간’으로서 판문점의 역할은 한층 막중할 전망이다.우리쪽에서 보면 장소 자체가 가진 의미가 적지 않은 데다,북한쪽은 개방에 따른 부담을 상당 부분 덜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그동안 제3국이 대신할 수 밖에 없었던 문화예술 교류의 창구 역할도 찾아와야 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남북 문화교류 센터’로 판문점의 중요성은 그 만큼 더 커진다.

문화교류의 중심지로 판문점의 발돋움은 광복 55주년을 맞는 오는 8월15일을 전후하여 본격화될 것 같다.

김대중 대통령을 수행하고 북한을 방문한 박지원 문화관광부장관이 문화성부상(우리의 차관에 해당)에게 “8·15 남북음악제를 서울과 평양·판문점에서 나누어 갖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하여 “추진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답변을 얻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대화가 이루어진 날이 정상회담 하루전이었던 만큼 표현은 매우조심스러웠다.그러나 ‘6·15 공동선언’이 발표되고,교류의 중심에 문화예술이 서야한다는 기대가 커짐에 따라 ‘8·15 남북음악제’의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졌다는 판단이다.

한국미술협회도 광복절을 기념하여 ‘남북 미술인 합동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다.북한 만수대창작사 소속 작가와 북한이 고향인 남쪽화가 30여명이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전시회를 연다는 계획이다.정상회담 이전부터 추진되어지난 5월로 날짜가 잡혔다가,한차례 연기됐지만 지금 분위기로는 8월에는 계획대로 열릴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미술협회는 보고 있다.

사실 판문점에서 문화행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지난 98년 10월에는 첼리스트 정명화와 스위스 카르미나현악사중주단이 연주회를 가졌고,지난해 4월에는 주한 체코대리대사의 부인 한나 드보르자코바가 피아노독주회를 열었다.

북한쪽에서도 90년 이후 ‘조국통일 범민족대회’를 갖고있다.그러나 그동안이 판문점에서 선보인 문화예술이 한쪽의 시각에서 가진 한쪽만의 행사였다면,이제부터는 서로를 이해하며 함께 하는 글자 그대로의 교류라는 점에서의미는 완전히 달라질 수 밖에 없다.

남북교류준비단을 구성한 문화관광부의 한 관계자는 “문화예술인이나 단체가 북한과의 교류를 원하는 장소는 당연히 평양이 1순위지만,차선은 대부분판문점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특히 음악·무용·연극 등 공연예술쪽의 선호가 큰 만큼 판문점 교류는 봇물을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관광업계는 지난 98년 다케시타 노보루 전일본총리가 제안한 대로 판문점과 비무장지대를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 지정을 신청하고,97년 문화관광부장관 자문기구인 문화비전 2000이 구상한 ‘판문점의 문화특구화’방안까지 본격 추진되면 판문점은 세계적인 문화예술 및 관광 명소가 될 수도있다고 기대를 표시했다.

서동철기자 dcsuh@
2000-06-2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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