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북녘 고향에](2)통천 자산리 출신 한상복할머니

[마음은 북녘 고향에](2)통천 자산리 출신 한상복할머니

이창구 기자 기자
입력 2000-06-17 00:00
수정 2000-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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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내 고향 자산리에서 아무 근심 없이 하룻밤이라도 푹 쉬고 싶어.” 강원도 통천군 흡곡면 자산리가 고향인 한상복(韓商福·76·서울 관악구 신림7동) 할머니는 김대중 대통령의 방북기간 내내 TV 앞에서 울면서 보냈다.

한 할머니는 지주집안 출신이라는 이유 때문에 24살때인 지난 48년 남편과젖먹이였던 큰 아들을 데리고 서울로 왔다.

월급봉투 한 번 가져다 주지 않고 술과 친구만 찾던 남편을 40년 전 여의고큰 아들마저 88년 잃었다.

남은 4명의 자식을 살리기 위해 할머니는 온갖 행상을 했다.식당일에서부터일수놓기까지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돈을 모았다.그러나 번번이 사기를 당해 지금은 관악산 자락 달동네의 허름한 집에서 중년을 넘긴 큰 딸,둘째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같은 통천군 출신인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소떼를 몰고 고향에 갔을 때도할머니는 혹시나 고향마을이 나올까하는 기대감에 TV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한 할머니는 “부자가 그렇게 부러울 때는 평생 처음이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할머니가 살던 자산리에서 금강산까지는 열차로 1시간 걸린다.급하게 떠나느라 고향 사진 한 장 못챙겼지만 금강산의 절경은 할머니의 머릿속에 또렷하다.

금강산뿐 아니라 흡곡면 앞바다의 불로초가 자란다는 국도,온통 물새알로뒤덮인 고저면 앞바다의 알섬,해안가에 병풍처럼 펼쳐진 총각바위와 병풍바위,맑은 바닷물 속에 끝없이 늘어서 있던 명지조개,소동정 시중대 총석정….

할머니의 고향자랑은 끝이 없다.

한 할머니는 3년전 미국에서 선교활동을 하는 5촌 조카로부터 자산리에 둘째 언니와 큰 오빠가 살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한 할머니는 “삶이 힘들어 죽을려고 할 때도 많았지만 이젠 언니·오빠를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간직하고 건강하게 살겠다”며 북녘 하늘을 바라보았다.

이창구기자 window2@
2000-06-1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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