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물천둥’일본‘살사 검테이프’합동공연

한국‘사물천둥’일본‘살사 검테이프’합동공연

입력 1999-11-24 00:00
수정 1999-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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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밤 서울 대학로의 한 식당.이곳에서 일본의 장애인 록밴드 ‘살사 검테이프’와 한국의 장애인 사물놀이팀 ‘사물천둥’이 만났다.

이들은 26일 오후7시 서울 대학로 라이브극장과 27일 오후5시 군포시민회관에서 조인트 공연에 앞서 이날 상견례를 가진 것이다.말을 제대로 못하는 이,지적 성장이 멈춰버린 사람,노래를 할 때 리듬을 완전히 무시하는 사람 등정신지체 장애를 갖고 있는 20명으로 이루어진 살사 검테이프와,앞을 못 보는 3명과 다리가 불편한 1명으로 구성된 사물천둥팀의 만남.

단순한 장애인들의 만남을 뛰어넘어 이들 그룹이 지니고 있는 단순하고 투명한 음악관이 한바탕 풀어헤쳐지는 신명난 무대가 꾸며지는 것이다.

‘일본에서 가장 연주를 못하지만 가장 밝고 평화로운 음악을 들려주겠다’는 소망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살사는 ‘한낮의 별’‘수요일엔 된장라면’‘후라이드 치킨’ 등 신나는 록리듬에 단순한 일상을 담은 경쾌한 레퍼토리를 들려줄 계획이다.장애인시설에서 위문공연을 하던 가시와 테츠가 제의해지난 94년 밴드를결성했고 2년 뒤 스웨덴 투어를 다녀올 정도로 성장했다.

일본 전국을 투어할 정도의 유명세에 N.H.K를 비롯한 방송에도 출연한 경력이 있다.

올 4월에는 싱글CD ‘한낮의 별’을 내놓은 데 이어 1집 ‘우리들의 노래’를 발표했다.이번 공연에선 일본어로 노래를 부를 계획이어서 지난 9월 일본대중문화 추가개방조치 이후 처음으로 일본어 노래를 부르는 뮤지션들이 될전망.

사물천둥은 ‘다스름’이란 이름으로 무대에 섰던 시각장애인 이진용(꽹과리),정철(징),전재덕씨(장구)와 김덕수가 이끄는 한울림예술단의 공연기획자로 일해온 여상범씨(북)가 합류한 팀.앞의 세사람은 고교를 졸업한 뒤 안마사직업을 가진 채 95년 제1회 일본 국제장애인예술축하공연에 참가한 전력을갖고 있다.

앞이 안 보이기 때문에 훨씬 뛰어난 음감을 갖고 있다는 평을 얻고 있다.삼도 장구 명인들의 가락을 독창적으로 변주한 ‘삼도설장고’,판소리 수궁가를 재즈로 해석한 ‘토끼이야기’,‘삼도농악가락’ 등을 들려준다.

서울공연은 가수 김창완이,군포공연은 그룹 여행스케치가찬조출연하며 장애인에게는 입장료 절반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NHK는 이번 내한콘서트를 다큐멘터리로 제작,내년초 특집프로로 방영할 예정이다.(02)766-5361.

임병선기자 bsnim@
1999-11-24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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