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촌 산책] 합격수기의 허와 실

[고시촌 산책] 합격수기의 허와 실

오선희 기자 기자
입력 1999-11-22 00:00
수정 1999-11-22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어머니 아직은 촛불을 끌 때가 아닙니다’,‘다시 태어난다 해도 이 길을’ 제목부터 비장한 이 책들은 수험가에서 인기있는 합격수기 모음집이다.매달나오는 고시잡지에서도 합격기가 맨 먼저 눈길이 가는 코너이기도 하다.

“공부가 되지 않을 때는 합격기를 읽으면서 마음을 잡고는 했습니다.” 슬럼프에 빠지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합격자들이 하는 조언이고 보면합격기는 수험생활의 또 하나의 필수과목인 것 같다. 아무래도 합격한 사람들을 통해서 공부방법,자세 등을 배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기 때문이다.

시대가 변해가는 만큼 합격하는 사람들의 성향도 많이 바뀌어 가고 있는 것같다.비교적 무난히 합격한 사람들도 많이 보이고 있다.보통 2∼3회 정도 책을 반복하고,실제 공부한 시기는 2년 정도로 별다른 특징이 없이 쉽게 합격한 듯한 인상을 주는 내용들도 많아지고 있다.그러나 이런 내용의 글을 읽고오히려 공부할 자신감을 잃었다는 푸념을 하는 사람들도 생기고 있다.어떻게2회독만 하고 합격권까지 점수를 올릴 수 있느냐는것이다.

사실 맞는 얘기다.당사자들을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들에 따르면 합격기처럼그렇게 쉽게 공부하지는 않았다고들 한다.합격하고 나면 모든 것이 여유롭게보이는 특성 때문에 ‘과거’가 얼마간 덧칠되는 것 같다.

책이 너덜너덜 해질 정도로 반복하고 또 반복해 읽었다는 이번 제43회 행시수석합격자의 말이 차라리 더 솔직한 느낌이다.

합격기는 수험생에게 그 영향력이 엄청나다.한 사람의 성공 비결은 미래가불안한 수험생에게 하나의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그러나 합격기를 너무 맹신할 필요는 없다.단지 고시공부를 시작한 동기를 점검하는 의미에서 읽는다면 효과가 클 것 같다.앞으로 합격기를 쓸 사람들에게 좀더 객관적으로 자신의 어제를 돌아보고 ,수험생을 위한 세심한 배려를 부탁한다면너무 큰 기대일까?[吳善姬 고시컨설턴트 유망고시길라잡이대표]
1999-11-22 2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