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퇴출금융사 임직원 문책은 ‘관치금융’소지

[발언대] 퇴출금융사 임직원 문책은 ‘관치금융’소지

배현준 기자 기자
입력 1999-11-16 00:00
수정 1999-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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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예금보험공사는 퇴출·부실 금융기관의 전·현직 임직원에게 예금대지급분에 대한 구상권 행사와 함께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발표했다.공적자금의 일부라도 회수하겠다는 의지로 보이지만 자칫 금융권의 자금흐름을 위축시킬 소지도 다분하다.따라서 과거 부실책임 추궁도 불법행위냐,경영판단의 과오냐는 명백히 구분하는 신중함이 요청된다.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들의 기본업무인 대출이 결과적으로 잘못됐다고 소급하여 처벌하고,경영진의 재산을 압류한다면 그것은 자칫 우리 사회의 금융기능 자체를 마비시킬 우려도 있다.은행의 대출은 일종의 투자이며 따라서위험도 따르게 마련이다.이를 잘못 판단했다고 정부기관이 경영진들의 개인재산을 압류하고 수갑을 채운다면 이는 또다른 관치금융의 시발점이 될 수도있다.

사실 불법행위로 따지자면 정부와 금감위의 지난 2년간의 금융주조조정 과정도 수많은 위법과 탈법,심지어 위헌의 소지를 안고 있다.

그중 한가지 예를 들자면 지난해 5개은행 퇴출시 정부와 금감위가 부실은행을 인수할 은행을자의적으로 지목하여 강제로 인수시킨 것은 위법을 넘어위헌문제까지 제기될 수 있는 것이었다.80년대 미국의 경우를 본 딴 것으로보이나 미국도 인수은행을 강제로 선정하지는 않았다.계약의 자유는 엄연히헌법상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부실의 허물을 왜 모두 금융권으로만 떠넘기느냐는 퇴출은행을 비롯한 금융계의 불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부실대출의 원죄는 권력층과 정치권의 금융기관에 대한 부당한 청탁과 압력에 상당부분 있을진대 금융권 종사자들만 단죄하겠다는 것은 그야말로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

지난 2년간 정부는 시장경제를 외치면서도 실상은 초법적인 관치금융을 해왔음을 솔직히 인정하고 국민앞에 사죄해야 한다.

금융의 도덕적 해이를 극복하는 길은 어디까지나 자율과 책임경영을 통한 내부규율의 확립에 있지 정부의 간섭에 있는 것이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배현준[서울 서초구 서초동]
1999-11-16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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