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장 판공비 베일을 벗긴다] (상)얼마나 되나

[기관장 판공비 베일을 벗긴다] (상)얼마나 되나

박정현 기자 기자
입력 1999-11-12 00:00
수정 1999-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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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장의 판공비(특정업무비,특별업무추진비,특수업무추진비,특수활동비 등다양하게 불림)를 공개하라는 시민단체들의 압력은 더욱 거세지고 있고 법원은 최근 공개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공개를 피해온행정기관들이 공개행정이라는 시대적 물결을 거스를 수 없게 됐다. 판공비가 얼마이고,어디에 쓰여지고 있을까.판공비가 불신을 받는 이유는 무엇이고공무원들은 왜 판공비 공개를 꺼리고 있을까.검은 보자기에 싸여 있던 판공비의 실체를 세 차례에 나눠 알아본다.

국회 행정자치위 이원범(李元範)의원이 11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업무추진비는 모두 137억8,125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시·도지사의 업무추진비는 1억원대.

이의원이 공개한 자료는 행정자치부가 지자체로부터 받은 자료를 종합한 데 불과하다.실제로 지방자치단체장의 업무추진비는 훨씬 많다.행자부 자료는이른바 판공비·정보비 등으로 불려온 특정업무비가 빠져 있는 ‘절반의 공개’에 불과한 셈이다.감춰져 있는 판공비 등을 포함하면 단체장들이 쓸 수있는 예산은 일단 2배 이상으로 늘어난다.

지자체별 업무추진비는 자치단체 살림살이 규모,대형 사업의 유무에 따라차이가 난다.예를 들면 충북 청주의 나기정(羅基正)시장의 업무추진비는 2억7,700만원으로 2억2,300만원인 전북 전주의 김완주(金完柱)시장보다 많다.

하지만 회계전문가들은 단체장의 업무추진비가 훨씬 더 많다고 입을 모은다.감사원의 A과장은 “그보다 훨씬 많다”고 잘라 말한다.서울시의 업무추진비는 대략 100억원,도는 20억∼30억원,시·군은 5억원,서울시 구청은 17억원 정도의 업무추진비가 있다는 얘기다.까닭에 전체적으로는 업무추진비가 300억∼4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업무추진비는 일반업무비·특정업무비·직급 및 직책 보조비 등으로 구성돼 있다.업무추진비는 각 국실의 예산으로 편성돼 있으며,직급보조비 등은 월급화된 지 오래다.직급보조비는 1∼9급 공무원에게 지급되는 것이고,직책보조비는 보직을 받은 국·과장 등에게 주어지는 것이다.중앙부처 장관의 경우 올 한해 직급 및 직책보조비는 3,720만원.매달 직급보조비 145만원과 직책보조비 165만원을 합한 금액이다. 기관 전체의 일반업무비와 특정업무비는국·실별 업무추진을 위한 예산이기도 하지만 예산의 성격상 기관장 사용도가능하다.감사원의 과장은 “일반업무비와 특정업무비는 기관 전체의 업무추진비이기도 하지만 기관장이 마음만 먹으면 다 쓸 수도 있다”고 말한다.이런 금액까지 합하면 기관장이 쓰는 예산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행정기관의 업무추진비의 규모는 공기업의 기밀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공기업통인 감사원의 B과장은 “공기업의 기밀비는엄청난 규모”라고 말한다.몇년 전 밝혀진 포철의 기밀비는 53억원.규모도행정기관,지자체,공기업 순으로 늘어난다.

따라서 공기업의 기밀비,지방자치단체장의 업무추진비,행정기관의 업무추진비를 합하면 수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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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현기자 jh
1999-11-12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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