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뒤 사람들] 뮤지컬 안무가 서병구씨

[무대뒤 사람들] 뮤지컬 안무가 서병구씨

이종수 기자 기자
입력 1999-07-20 00:00
수정 1999-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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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로 보여줄 수 없는 걸 노래가 할 수 있고,노래가 막히면 춤으로 뚫을수 있습니다”.

뮤지컬 안무가 서병구(37)는 시쳇말로 ‘잘 나가는’사람이다.‘모스키토’‘페임’‘오,마이 갓스!’등 지금 공연 중인 세 작품의 춤이 모두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

뮤지컬이 ‘전성기’를 맞았다지만 아직 스태프 분야,특히 안무는 넘어야 할산이 많다. 본격적인 안무 개념이 도입된 것은 10년도 안된다. 그저 율동 수준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관행에 충격을 준 게 93년 ‘동숭동 연가’(이종훈 연출)다.

“당시 창작 뮤지컬은 배우에게 안무훈련을 시키지 않았고 배우들 기량도 낮았습니다.‘동숭동 연가’에 참여하면서 연출자와 상의해 춤이 되는 사람을뽑았죠.”이 작품은 안무에 대한 일반의 인식과 함께 그의 삶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그동안 뮤지컬 몇 작품에 배우·안무자로 참가했지만 어디까지 주요 관심은 ‘순수 무용’이었다.안무의 중요성과 가능성을 확인한 뒤 뮤지컬에 빠져들었다.

“공동작업이라 아이디어도 얻고 극적 구조도 배울 수 있습니다.이미지나 메시지 전달로만 전개되는 무용과는 다른 맛이죠.”종합예술의 매력에 젖어 9년동안 30여편의 뮤지컬에 참가했다.아이디어가 돋보였는지 호평이 잇따랐다.“독특한 동작선”(고래사냥)“마술같은 안무”(명성황후)“한국적 춤사위의 현대적 재현,세련된 표현,오리엔탈 분위기”(〃)등등….

이런 찬사에도 불구하고 “아직 100% 맘에 든 작품은 없었다”고 말한다.

“배우들이 손 동작이나 표정 하나 틀려도 밤에 잠을 못 이룬다”는 그의‘일 욕심’은 이론작업에서도 드러난다.‘안무 체계’를 다룬 책이 하나도없어 자신의 현장경험을 토대로 ‘뮤지컬에서의 무용 기능과 형성과정’이란석사논문을 냈다.

“그저 춤만 만든다고 생각하고 대충 덤비다간 큰코 다칩니다.작품을 철저히분석해야죠. 그렇다고 너무 몰입하면 상상력이 죽습니다.‘분석과 창조의 조화’가 중요합니다.” 뮤지컬의 오락적 기능만 강조하기 보다는 한 차원 높은 예술로 승화시키고싶어 내년에 미국에 유학할 계획이다.이미 경희대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브로드웨이 재즈센터(2년),런던 컨템퍼러리 댄스스쿨(1년)등에서 수학한 바 있다.

이종수기자
1999-07-2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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