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투입 퇴직기관사 李漢珏씨

대체투입 퇴직기관사 李漢珏씨

전영우 기자 기자
입력 1999-04-29 00:00
수정 1999-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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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조종간을 잡아 가슴이 두근대면서도 파업 상황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서울지하철공사의 요청으로 지하철노조 파업기간인 지난 19일부터 8일동안대체인력으로 투입돼 지하철 2호선 열차를 운전한 ‘퇴직기관사’ 이한각(李漢珏·55)씨.이씨는 84년부터 지난해 말 구조조정의 압력으로 명예퇴직할 때까지 14년간 지하철 2,4호선 전동차를 몰던 베테랑 기관사다.69∼84년까지는 철도청에서 기관사로 일했으니 ‘기름밥’만 30년을 먹은 셈이다.

이씨는 “나도 노조원 출신이고 파업에도 참여해 보았지만 시민들의 발을묶어 놓는 파업은 잘 한 일이 아니다”라고 조심스레 털어놓았다.

“특히 지난 22일 2호선 당산역에서 기관사가 졸음 운전을 해 사고가 났을때는 남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정말 아찔했습니다” 오랜만에 조종간을 잡으니 옛 생각도 나고 옛 동료들도 만나 반가웠지만 잠 잘 시간도 부족해 동료들과 소주 한잔 기울이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이씨가 대체 기관사로 일한 8일동안 가장 힘들었던 것은 육체적 피로보다도구조조정이나 파업으로 인해 많은 후배들이 직장을 잃을 수도 있다는 정신적인 부담감이었다.

“가장 가슴이 아픈 것은 파업이 끝난 뒤 한솥밥을 먹는 동료들이 서로 불신하고 미워하는 현실입니다” 이씨는 “이제 서울시와 지하철공사·노조 모두 서로 한발씩 양보해 면직자를 최소화하고 지하철이 진정한 시민의 발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라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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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우기자 ywchun@
1999-04-29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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