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저명인사가 본 ‘한국의 국난극복’]사이먼 플러머

[해외 저명인사가 본 ‘한국의 국난극복’]사이먼 플러머

플러머 기자 기자
입력 1999-03-31 00:00
수정 1999-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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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大中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북한에 대한 ‘햇볕정책’은 한반도의 사정에 밝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이상하게 생각될지 모른다.끊임없이 적대적인 정권에 대해 우호적인 태도를 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북한은 한국과의 평화협정 체결을 거부한 채 미국과의 관계만을 강화하려 한다.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국을 배제하려 하고 있으며,주한미군의 철수를 요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으로 잠수함을 침투시키고 있다.金대통령의 햇볕이 어떻게 이와 같은 먹구름을 걷어낼 수 있을 것인가? 金대통령이 지나치게 순진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서는 우선 기본적인 정치·경제적 사실을 좀 언급하는 것이 가장 좋을 듯싶다.북한의 세습주의적 전체주의는 완전한 실패로 끝이 났다.북한주민들은 영양실조가 아니면 굶어죽고 있다.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려던 시도는 자본주의 전염에 대한 우려로 취소됐다.한국과의 외교 경쟁에서는 참패하고 말았다.

金正日이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현재의 북한은 외국에 의존해서 연명하는처참한 상태에놓여 있다.외국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내부 붕괴의 위험에 처해 있다.

이러한 가능성은 마치 다모클레스의 검처럼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물론 한국인들은 조국의 분단 상태가 종식되기를 원한다.그러나 그들은 북한이 붕괴하여 갑작스럽게 통일이 이뤄진다면 한국사회에 엄청난 재정적,사회적 부담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한국보다 훨씬 부유한 독일의 사정과 비교해 보면 상황을 더 쉽게 이해할수 있다.91년부터 98년까지 독일정부는 옛 동독 지역에 8,100억달러를 쏟아부었다.갑작스러운 통일 이후 북한 주민의 대규모 유입을 막기 위해서 한국은 북한에 약 1조 달러 가량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이 비용은 경제위기에 직면해 있는 한국으로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고 아시아 경제위기가 불어닥친 이후에는 더욱 그렇다.

따라서 金대통령은 당장 통일을 이루려는 의도가 없으며,북한과의 경제협력 및 민간접촉이 점차적으로 확대되기를 원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현대의 鄭周永 명예회장이 소떼를 몰고 북한을 방문했던 것과 한국인들이 북한의금강산을 관광하게 된 것은 이러한 접근방식이 결실을 이루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남북한간의 빈부격차를 점차적으로 축소하여 궁극적으로 통일이 한국에 크게 부담이 되지 않도록 만들고자 하는 이같은 노력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 북한 정권의 고립적 성격 때문에 이 질문에 자신있게 답하기는 매우 어렵다.

북한정권은 핵무기 개발사업을 포함해 군사력을 미국 및 그 우방으로부터원조를 얻어내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이는 94년에 미국과 북한이체결한 제네바 협정이 와해되고,궁극적으로 북한에 승산이 없는 전쟁으로 이어져,결국 북한의 붕괴를 촉진하고 마는 매우 위험성이 높은 정책이다.

이러한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국정부가 취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정책은 북한이 정치적 자살행위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을 토대로 북한과의 화해를 신중하게 추진하는 것이다.이렇게 보면,‘햇볕정책’을 분명히 이해할 수 있게 된다.
1999-03-3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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