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기본자세만 확인/北京회담 결렬 안팎

남·북 기본자세만 확인/北京회담 결렬 안팎

정종석 기자 기자
입력 1998-04-20 00:00
수정 1998-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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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 상호주의 전략에 北 버티기 자충수/北 “접촉·經協 계속” 비쳐 비관은 일러

【베이징=鄭鍾錫 특파원】 남북 간에 화해와 신뢰의 ‘레일’을 복원하는 작업은 역시 힘들었다.18일 결렬로 끝난 3년9개월 만의 베이징 남북한 차관급 당국회담은 앞으로 양측이 건너야 할 ‘불신의 늪’이 어느정도 깊이인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이번 회담은 남북관계의 상호주의원칙에 따라 비료지원과 이산가족 면회소설치의 병행입장을 천명한 우리측과 ‘선(先)비료지원’의 주장을 고수한 북측이 서로간의 견해차이를 해소하지 못하고 무위로 끝났다.

우리측은 새정부 출범이후 첫 남북당국 회담인 만큼 남북관계 개선의 물꼬를 트기 위해 이산가족 문제해결,특사교환,남북기본합의서 이행이라는 3가지 방침을 세우고,먼저 이번 회담에서 비료지원과 더불어 이산가족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풀자는 것이 협상목표였다.

아울러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 ‘상호주의’의 게임규칙을 세운다는 대원칙 아래 종래와는 달리 대북 우위의 고집스런 회담자세를 취했다.과거처럼 북측의선의를 기대하며 일방적으로 주기만 하는 남북대화로는 남북관계의 정상화는 불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이에 대해 북측은 비료지원과 이산가족문제 등을 병행논의하자는 원칙에 합의해 놓고도 본질적으로 ‘선(先)비료지원’의 주장아래 이번 회담을 일관되게 비료회담으로 제한했다.북측이 끝까지 자신의 입장을 고수한 것은 과거처럼 ‘버티기 작전’으로 나가면 우리측의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계산이 있었던 까닭이다.당분간 남북관계의 경색은 불가피할 전망이다.그러나 전망을 너무 비관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는 분석도 있다.새 정부와 북의 金正日 체제 간에 이뤄진 첫 남북 당국자회담에서 양측이 기본자세를 확인한 점은 나름대로 성과이다.또한 회담 결렬에도 불구하고 북측은 대북구호물자지원을 위한 기존의 적십자접촉과 납북경협은 계속할 뜻을 비쳤다.북측에 결코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새정부의 강력한 메시지를 북측이 어떻게 받아들여 다음 남북대화에서 나타날 지 주목된다.
1998-04-2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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