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 입시정책 ‘갈팡질팡’/이지운 사회부 기자(오늘의 눈)

사립대 입시정책 ‘갈팡질팡’/이지운 사회부 기자(오늘의 눈)

이지운 기자 기자
입력 1997-10-23 00:00
수정 1997-10-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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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려대가 98학년도 입시에서 수능만으로 특차선발을 시도하려다가 철회한 것과 이를 둘러싸고 다른 대학들이 반응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씁쓸한 느낌을 가졌다.

고려대는 지난 10일 수능을 한달여 남겨 놓은 시점에서 4월에 발표한 입시요강을 뒤집고 수능만으로 특차전형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가 다른 대학의 반발과 교육부의 강한 시정 권고로 이를 철회했다.현재 두 안을 절충한 새 입시안을 준비중이지만 수험생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소동을 일으킨 것은 사실이다.

고려대는 이번 일로 특수목적고와 일반고 학부모들의 대립을 악용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교육부가 특목고와 일반고로부터 비난의 화살을 맞고 휘청대는 틈을 타 상대적으로 수능에 강한 특목고와 비평준화지역 고교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특차선발에서의 학생부 반영은 고교 교육 정상화를 위한 교육부의 방침인데다 지난 3월 서울시내 대학 교무처장회의에서 합의한 사항이었다.

또 이에 대한 다른 대학들의 반응도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서울시내 대학 교무처장들은 11일긴급 회의를 소집,“고려대가 입시요강 변경방침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요강을 변경하겠다”는 의견을 모았다.

교육의 정상에 서있는 유수 대학의 교무처장들이 80만 수험생과 그 가족들과의 약속을 볼모로 교육부와 고려대에 압력을 행사한 것이다.수능에 의한 선발 뒤에 합격생의 점수가 발표되고,이어 뒤따르게 되는 대학간 서열화로 대학의 위상에 손상을 입을까 두려워 한 때문이다.

수능만으로 학생을 선발하면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모인다.우수한 학생은 곧 대학의 경쟁력이기 때문에 이를 위한 대학간의 경쟁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노성철 서울시의원, 동작구 시비 투자사업 간담회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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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미 선발한 우수한 학생들에 대한 관리에는 소홀한 채 ‘우수한 학생들이 모이는 우수한 대학’이라는 허상을 좇고 있는 것이 오늘날 우리나라 대학의 현실”이라고 지적한 어느 대학 교무처장의 말을 명심해야 한다.
1997-10-2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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