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작품에 비해 지나치게 높게 책정/경쟁력 높이게 국내가 70∼80선 적당/‘96국제미술제 「달러화 공시제」 큰 성과
내년 본격적인 국내 미술시장 개방을 앞두고 외국 작가들과 한 저울대에 오를 우리 작가들의 경쟁력에 미술계의 촉각이 쏠리고 있다.
국내 작가들의 그림값은 외국의 세계적 대가를 제외한 일반적인 외국작가들의 작품에 비해 지나치게 높게 형성된 것이 사실.따라서 외국 화상들과 작가들이 국내 미술시장에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올 경우 합리적인 가격자체가 정비돼있지 않은 국내 미술시장에서 우리 작가들의 작품이 얼마만큼 기존의 자리를 확보할 수 있을지가 미술계 관심사다.
이같은 관점에서 최근 열렸던 서울국제미술제는 작품값의 국제경쟁력 제고와 현실화 측면에서 적지않은 의미를 가졌다. 주최측인 화랑협회가 내세운 조건에 따라 외국 화상들이 배제된채 국내화랑이 초대한 일부 외국작가 작품들만 한국작가들과 우열을 겨룬 절름발이 국제미술제였지만 미술시장 개방에 앞서 우리 작가들의 대외 경쟁력을 가늠해 본 전초전 성격의 자리로는 일단 한 몫을 했다.특별전에 국한하긴 했으나 차세대 작가로 분류되는 국내외 30∼40대 유망작가들의 작품값을 모두 달러화로 표시한 점과 외국작가의 경우 초청하는 국내 화랑측이 철저히 전시계약서를 작성토록 한 것들이 바로 관심의 초점이 됐던 부분이다.
우선 작품값의 달러화 표시는 작가와 화상,그리고 주최측인 화랑협회간 조정에 따라 외국작가와 어느정도 견줄 수 있는 수준에서 결정됐다는게 일반적인 평가다.유명작가에 따라선 부르는게 값일 수도 있는 국내 작품값 관행을 허무는 차원에서 볼때 파격적인 시도로도 볼 수 있다.달러화 시금석에 오른 국내 차세대 작가들의 작품가는 국내에서 유통되는 같은 연령층 유명작가 작품값의 70∼80%선에서 책정,국제시장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따라서 이 국제가격이 화랑들과 공식 계약을 맺어 통용될 경우 국내외 모두에서 거래될 수 있는 실질적 공식가격이 될 수 있음을 제시했다.
미술제 성격자체가 처음 준비때와는 크게 바뀌는 등 잡음이 적지 않았던데다 홍보기간이 짧아일반인들의 참여가 저조한 탓에 H미술관 등 3개 미술관에서 30점 정도를 구입한 것을 제외하면 작품매매가 별로 이루어지지 않아 국내외 작가들의 경쟁력 가늠 차원에선 별 성과가 없었던 것이 사실.그러나 이같은 달러화 공시가격으로 국내외 작가를 한자리에서 견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선 참신한 시도로 받아들여졌다.
이같은 관측은 국내에서 최고 권위를 누리는 유명작가라 하더라도 외국 미술시장에선 인지도가 낮아 국내만큼 가치를 평가받지 못하는 실정에서 우리 작품값의 거품을 걷어내는 첫 단추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더욱 호응을 얻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작품값의 달러화 공시와 함께 이번 미술제의 성과는 화랑과 작가간 전시계약서 작성이랄 수 있다.이 전시계약서는 그동안 주먹구구식 계약으로 인해 실제 작품값이 어느 선에서 책정됐는지,그리고 화상들의 이익이 어느 선인지 사실상 구별이 쉽지않았던 관행으로 볼때 국내시장의 작품값 정비 차원에서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게 일반적인 주장이다.
정준모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관은 『이번 미술제의 달러화 가격대는 비교적 합리적인 수준으로 본다』면서 『이번 미술제의 성과를 토대로 미술시장 개방에 대해 국내 미술계를 살려나가기 위해 화랑과 작가들이 이처럼 합리적인 가격형성에 공동인식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성호 기자>
내년 본격적인 국내 미술시장 개방을 앞두고 외국 작가들과 한 저울대에 오를 우리 작가들의 경쟁력에 미술계의 촉각이 쏠리고 있다.
국내 작가들의 그림값은 외국의 세계적 대가를 제외한 일반적인 외국작가들의 작품에 비해 지나치게 높게 형성된 것이 사실.따라서 외국 화상들과 작가들이 국내 미술시장에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올 경우 합리적인 가격자체가 정비돼있지 않은 국내 미술시장에서 우리 작가들의 작품이 얼마만큼 기존의 자리를 확보할 수 있을지가 미술계 관심사다.
이같은 관점에서 최근 열렸던 서울국제미술제는 작품값의 국제경쟁력 제고와 현실화 측면에서 적지않은 의미를 가졌다. 주최측인 화랑협회가 내세운 조건에 따라 외국 화상들이 배제된채 국내화랑이 초대한 일부 외국작가 작품들만 한국작가들과 우열을 겨룬 절름발이 국제미술제였지만 미술시장 개방에 앞서 우리 작가들의 대외 경쟁력을 가늠해 본 전초전 성격의 자리로는 일단 한 몫을 했다.특별전에 국한하긴 했으나 차세대 작가로 분류되는 국내외 30∼40대 유망작가들의 작품값을 모두 달러화로 표시한 점과 외국작가의 경우 초청하는 국내 화랑측이 철저히 전시계약서를 작성토록 한 것들이 바로 관심의 초점이 됐던 부분이다.
우선 작품값의 달러화 표시는 작가와 화상,그리고 주최측인 화랑협회간 조정에 따라 외국작가와 어느정도 견줄 수 있는 수준에서 결정됐다는게 일반적인 평가다.유명작가에 따라선 부르는게 값일 수도 있는 국내 작품값 관행을 허무는 차원에서 볼때 파격적인 시도로도 볼 수 있다.달러화 시금석에 오른 국내 차세대 작가들의 작품가는 국내에서 유통되는 같은 연령층 유명작가 작품값의 70∼80%선에서 책정,국제시장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따라서 이 국제가격이 화랑들과 공식 계약을 맺어 통용될 경우 국내외 모두에서 거래될 수 있는 실질적 공식가격이 될 수 있음을 제시했다.
미술제 성격자체가 처음 준비때와는 크게 바뀌는 등 잡음이 적지 않았던데다 홍보기간이 짧아일반인들의 참여가 저조한 탓에 H미술관 등 3개 미술관에서 30점 정도를 구입한 것을 제외하면 작품매매가 별로 이루어지지 않아 국내외 작가들의 경쟁력 가늠 차원에선 별 성과가 없었던 것이 사실.그러나 이같은 달러화 공시가격으로 국내외 작가를 한자리에서 견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선 참신한 시도로 받아들여졌다.
이같은 관측은 국내에서 최고 권위를 누리는 유명작가라 하더라도 외국 미술시장에선 인지도가 낮아 국내만큼 가치를 평가받지 못하는 실정에서 우리 작품값의 거품을 걷어내는 첫 단추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더욱 호응을 얻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작품값의 달러화 공시와 함께 이번 미술제의 성과는 화랑과 작가간 전시계약서 작성이랄 수 있다.이 전시계약서는 그동안 주먹구구식 계약으로 인해 실제 작품값이 어느 선에서 책정됐는지,그리고 화상들의 이익이 어느 선인지 사실상 구별이 쉽지않았던 관행으로 볼때 국내시장의 작품값 정비 차원에서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게 일반적인 주장이다.
정준모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관은 『이번 미술제의 달러화 가격대는 비교적 합리적인 수준으로 본다』면서 『이번 미술제의 성과를 토대로 미술시장 개방에 대해 국내 미술계를 살려나가기 위해 화랑과 작가들이 이처럼 합리적인 가격형성에 공동인식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성호 기자>
1996-12-17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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