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작게·더 가볍게·더 강하게/기적의 신소재 개발 “러시”

더 작게·더 가볍게·더 강하게/기적의 신소재 개발 “러시”

신연숙 기자 기자
입력 1996-11-21 00:00
수정 1996-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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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금속·파인세라믹·고분자·「지능재료」연구 “열기”/압전세라믹 이통통신 핵심부품소재로 활용 활발

「더 작게,더 가볍게,더 강하게」.신소재 개발의 목표는 이 세가지로 요약될수 있다.환경문제가 전지구적 과제로 떠오르면서 여기에 한개의 개념이 추가됐다.「환경 친화적으로」란 개념이다.

소재는 그 자체가 상품일 뿐만 아니라 반도체·항공우주·자동차·환경등 제품사업과 환경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지닌 분야다.이 때문에 기초과학과 산업기술이 발달한 일본·미국 등 선진국들은 각종 상황에서 뛰어난 특성을 발휘하는 신소재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소재는 재질에 따라 신금속,파인세라믹,고분자 신소재 및 복합재료로 구분되지만 기능 면에서 최근 가장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은 「지능 재료」들.「지능 재료」란 생물처럼 실패를 예측하고 스스로 복구하며 환경에 적응하는 「살아있는」소재를 말한다.

○스스로 환경에 적응

지능재료를 쓰면 근육처럼 행동하는 구동기나 모터,뇌나 척추를 대신할 수 있는 정보처리 장치를 만들 수 있다.또한 기존 제품에서 비상시에 대비한 각종 장치들이 필요 없어지므로 제품 크기를 줄이고 원가를 대폭 절감할 수 있다.가장 일반화된 구동기 소재는 형상기억합금·압전세라믹·전기 및 자기 유체 등을 들 수 있다.

형상기억합금은 보통 온도에서는 다른 금속과 같이 쉽게 변형되다가도 일정 온도가 되면 기억하고 있던 원래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성질을 지닌 금속이다.미국 해군연구소가 개발한 니켈과 티타늄 합금의 「니티놀」은 열과 전류에 의해 8%의 길이를 복구할 수 있다.일본의 연구자들은 니티놀을 이용,미세가공기 및 인체의 근육을 모방한 로봇 구동기를 제작했다.이 장치는 니티놀이 원상 복구될때 생긴 힘을 이용해 물이 가득찬 종이컵을 쥐는데 성공했다.

이밖에도 구리·아연·알루미늄 합금 등의 형상기억 효과가 발견돼 원상 복구력을 이용한 파이프의 이음새,일정온도를 유지해야 하는 온실의 자동 개폐문·스프링클러·인공관절·심장 펌프 등에 실용되고 있다.

○초내열 합금 탄생

신금속 소재 개발은 극저온 기술·초고온기술·초고압기술·고온진공기술·무중력기술 등 각종 극한기술을 활용해 기존재료의 기능 및 특성을 현저히 개선시키거나 새로운 기능을 부여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왔다.그 결과 초경량 금속합금,7백℃ 이상의 고온에서도 장기간 형상이 변하지 않는 초내열 합금,기체 상태의 수소를 안전하게 저장해 깨끗한 에너지로 이용하기 위한 수소저장 합금이 각광속에 개발되고 있다.

경량금속재료의 하나인 알루미늄합금은 일본에서 실용화에 성공,자동차엔진 소재 부품을 10∼20㎏ 가볍게 해 배기 가스 15% 감소와 연비 5% 상승 효과를 거두고 있다.알루미늄 합금은 피스톤,브레이크 매스터 실린더 등 자동차 부품은 물론 경주용 자동차의 차체로도 이용돼 자동차산업의 핵심 소재기술로 연구가 활발하다.

파인세라믹은 도자기등 기존 세라믹에 비해 전기전자적 특성·열적 특성·기계적 특성·생화학적 특성·광학적 특성을 대폭 향상시킨 신소재다.종래의 세라믹은 산화알루미늄이나 산화규소 등 산화물을 원료로 하는 것이었으나 파인 세라믹은 천연으로 존재하지 않는 질화알루미늄·탄화규소 등의 질화물이나 탄화물을 원료로 만들었다.

파인세라믹의 특성은 가벼우면서도 강도가 높고 고온에서도 잘 견딘다는 점이다.또 종류에 따라서는 전기절연성이 강하고 광이나 전기적인 특수한 성질을 발휘한다.따라서 절삭 공구,고효율 열기관재등 구조용 재료 뿐만 아니라 집적회로 기판·자성체·각종 센서를 만들기 위한 기능성 세라믹이 첨단 소재로 연구되고 있으며 인공뼈·인공치아·촉매 등의 바이오세라믹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핸드폰 성능 좌우

압전 세라믹은 이동통신 시스템의 핵심부품 소재로 연구와 활용이 활발한 소재.압전효과란 어떤 결정체에 기계적인 힘을 가하면 그 결정체의 양단에 전기를 나타내거나 반대로 전기를 가하면 기계적인 변형이 발생하는 현상을 말한다.압전 세라믹은 전파의 감쇠 양상을 이용해 여러 신호중 특정 주파수를 걸러내는 주파수 선택기능 소자로 응용됨으로써 핸드폰 CT­2 등 CDMA 디지털 이동통신 성능을 좌우하고 있다.

고분자 소재로는 고분자 특유의 경량성·가공성·내식성을 바탕으로 고강도 초내열성을 부여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과 광학특성·전기특성 등의 새로운 기능을 보강한 고기능성의 것이 개발돼 왔다.

탄소섬유강화 복합재료는 고분자재료에 탄소섬유를 섞어 「알루미늄 보다 가볍고 강철보다 강한」 신소재를 탄생시켰다.고분자의 강도를 100이라 하면 항공기의 소재인 알루미늄 합금의 강도는 500,고강력강은 1천400,탄소섬유의 강도는 2천에 이른다.이때문에 골프·테니스·낚싯대 등 스포츠 레저용품은 가볍고 튼튼해져 대중화에 기여했다.또한 항공기 우주왕복선에도 활용돼 연료절약 효과를 올리고 있다.다만 열과 습도에 약하고 값이 비싸 꾸준한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비선형고분자재료는 빛이 이 재료를 통과할 때 빛의 위상이 달라지는 성질을 이용,빛을 제어하는 매질로 이용하자는 개념이다.광기술은 미래의 대용량 고속정보 통신의 핵심기술로 인식되고 있다.최근 비선형 고분자재료의 연구대상은 내열성 강화와 비선형 광학상수(빛의 위상차 정도)의 증가.

○고분자강도 20배까지

환경 규제강화의 세계적 붐은 고분자 신소재로서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탄생을 불러왔다.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세계 도시 쓰레기의 17%를 점하는 1회용 제품,포장재 등의 폐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해 각국이 연구해오고 있는 과제로 전분계,지방족 폴리에스터계,셀룰로오스계 제품이 실험공장 수준에서 생산되고 있다.

용도도 비닐을 대신한 얇은 필름·면도기·수저 등 1회용 제품·발포포장재·기저귀 등 다양한 것이 개발되고 있다.

세계의 신소재 시장은 92년에 1천2백억달러이며 오는 2000년엔 3천3백억달러,2010년엔 1조2천8백억달러로 연평균 12∼17%의 신장이 예상된다.그러나 국내 기술수준은 금속분야가 세계 수준의 40∼80% 수준이고 파인세라믹이나 고분자 신소재 쪽은 이 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고분자복합재료 연구실장 최철림 박사는 『신소재 기술은 개발과정이 길고 모험성이 높지만 제품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분야인 만큼 국가적인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신연숙 기자>
1996-11-21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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