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배제와 공천 포기(사설)

공천 배제와 공천 포기(사설)

입력 1996-08-05 00:00
수정 1996-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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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회의가 내달 12일에 실시될 서울 노원구청장재선거에 후보공천을 하지 않고 자민련후보를 밀기로 한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신한국당이 중앙정치개입을 막기 위해 기초단체장의 정당공천배제를 주장하고 있는 데 대해 국민회의는 후보공천이 정당의 본질적 임무이며 지자제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해왔기 때문에 공천포기는 스스로의 논리를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다.

국민회의는 왜 「그토록 중요한」 기초단체장의 공천을 포기했는가.노원구청장의 재선거는 당초 국민회의 소속 최선길전구청장이 금품을 돌린 선거부정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아 당선무효가 된 데 따른 것이다.공천자의 잘못과 그로 인한 행정공백 등 결과적으로 해당지역 주민에게 끼친 피해에 대해 책임을 느끼고 자숙하는 뜻에서 예외적으로 후보공천을 포기한 것이라면 수긍할 수도 있다.그렇다고 후보자를 구하지 못해서도 아닐 것이다.이 지역 국민회의 소속 국회의원은 자체후보공천을 통한 명예회복을 주장하며 이념과 정책노선이 다른 자민련과의 공조에 이론을 제기한 것으로 보도되었다.결국 중앙당차원에서 자민련과의 공조를 위해 일선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민련에 선물을 주듯이 공천을 포기한 것이다.자민련 관계자들은 김대중 총재를 찾아가 감사의 인사를 하며 선거운동까지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선거법에 금지된 사실상의 연합공천을 하고 있는 셈이다.

국민회의는 김총재의 대권전략 내지는 중앙당의 당리당략에 따라 공천권을 남용한 것이다.공천권행사든 정당공천 포기든 어디까지나 중앙당의 필요에 의해서 되는 것이지 지방주민의 이익이 결정요인이 아니라는 중앙정치의 지방자치개입을 반증하고 있다.역설적으로 지방자치를 중앙정치의 굴레로부터 벗어나게 해야 함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국민회의는 앞으로 정치적 필요에 따라 공천할 수도 있고 안할 수도 있고,선심쓰듯이 남한테 주어버릴 수도 있는 것이 공천이라면 굳이 정당공천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앞으로 국회특위의 논의과정에서 아예 공천배제로 명확히 해줄 것을 기대해본다.

1996-08-0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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