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민족 일가 이뤄 “화목” 자랑/중 이영숙씨 집안 “화제”

5개민족 일가 이뤄 “화목” 자랑/중 이영숙씨 집안 “화제”

김규환 기자 기자
입력 1996-05-25 00:00
수정 1996-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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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몽골·만주·회·한족으로 구성/상대 문화 존중하며 이질감 극복

서로 다른 5개 민족이 일가를 이루어 화목하게 살아가는 다민족 집안.소설속의 이야기같은 화제의 가정은 중국 길림성 장백 조선족자치현의 소재지 장백진에서 음식점을 경영하는 이영숙씨(39)의 집안이다.

이씨의 집안은 이씨가 조선족,시아버지 관우상(67)·남편 해(38)·아들 강은 몽골족,시어머니 사귀령씨(65)는 한족,여동생 영옥씨(33)의 남편 조금양씨(33)는 만주족,아들 강의 양아버지 왕회자씨(54)는 회족(이슬람족)등 5개 민족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이 일가로 맺어진 것은 우연이었다.6·25때 중국군으로 파병된 관우상씨가 전쟁이 끝난 뒤 고향 내몽골로 돌아와 때마침 친척을 방문하러 온 사씨를 만나 결혼함으로써 5개 민족 일가의 탄생이 시작됐다.

관간상의 아들 관우해씨는 하방(문화혁명때 학생들의 농촌배우기 운동)돼 이곳의 점원으로 일하면서 이영숙씨와 결혼했다.여동생 영옥씨는 심양이 고향인 조씨가 공안원으로 이곳에 파견돼 와 가정을 이뤄 심양으로 되돌아가음식점을 경영하고 있다.왕회자씨는 북한을 운행하는 운전사로 일하다가 이씨의 음식점에 들르면서 아들 강과 정이 들어 양아버지가 돼 서로 내왕하고 있다.

이들에게 가장 즐거운 일은 춘절(설날)·중추절(추석)등 명절에 한데 모이는 것.민족은 다르지만 한 가족으로 서로를 이해하며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이씨는 『중국사회는 여권의 힘이 세다』며 『우리 집안은 설날에 제사를 지내고 세배를 하는 조선풍속을 따르는 데 아무도 불만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힌다.

하지만 불편한 점도 있고 문화적 갈등도 적지 않다.대표적인 예가 각각 다른 음식습관.한족은 돼지고기를 좋아하는 반면 회족은 계율에 따라 먹지 않는다.조선족은 개고기를 즐기지만 만주족은 누르하치가 청왕조를 건설할 때 개의 도움을 받았다 하여 개고기 먹는 것을 금기한 그의 유언을 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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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05-25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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