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다 질로 승부하는 사회/경종민 과기원 교수(굄돌)

양보다 질로 승부하는 사회/경종민 과기원 교수(굄돌)

경종민 기자 기자
입력 1996-04-20 00:00
수정 1996-04-20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기술자(엔지니어)는 자연의 이치를 배워서 인류의 행복과 세상의 발전을 위해 활용하는 사람들이다.따라서 이들의 연구결과가 많은 사람들이 쓰는 상품으로 연결된다면 이것은 그 기술자에겐 큰 보람이 아닐 수 없다.직접 상품이 될 아이디어가 아니라면 특허와 같은 지적재산권으로 등록하여 놓기도 한다.

과학기술자들의 연구결과는 또한 논문으로도 많이 발표되는데,출판되는 논문의 90%정도가 거의 읽히지 않고 나머지 10%중의 대부분도 실제로 잘 활용되지 않는다 한다.한편 기술특허에도 유명한 직접회로 제조에 대한 킬비(Kilby)특허처럼 매년 수천억원의 돈을 벌어다주는 엄청난 가치가 있는 특허로부터 아무도 들여다 보지도 않고 활용 안하는 것까지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그런데도 흔히 대학이나 과학기술자의 실적평가 자료로서 쓰이는 것은 논문 편수나 연구 수탁고 액수등 양적인 기준들 뿐이다.세계 일류 대학에서는 몇년동안 단 한편의 논문을 쓰더라도 사계의 권위자들이 인정하는 논문을 쓰기 위해 집중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경제의 수출드라이브가 시작되던 60년대는 회사마다 연말까지 수출 물량을 채우기 위해 다급한 나머지 제품 대신 쓰레기를 상자에 넣어 선적하여 나중에 결국 신용도 잃고 몇배로 보상했다는 웃지 못할 얘기들이 생각난다.물론,지금 그런 일은 없어졌지만 양과 개수로만 성급하게 평가하려는 경향은 아직도 우리사회 도처에 깔려 있다.소위 선진국이 되려면 우리가 하는 일 하나하나에서 그 일을 하는데 못지않게 그 평가를 하는데 시간과 돈과 노력을 들여야 한다.긴 이력서와 많은 논문이나 특허편수를 자랑하는 것이 무슨 큰 뜻이 있으랴.차라리 한편의 논문이나,한가지 업적이라도 진정 가치있는 것을 인정해주고 그것을 위하여 각자 소신있게 노력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1996-04-20 1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동계올림픽 중계권의 JTBC 독점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폐막한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중계를 JTBC가 독점으로 방송하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이에 대한 여러분은 생각은?
1. 독점이어도 볼 사람은 본다.
2. 다양한 채널에서 중계를 했어야 했다.
-->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