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추행」 한미 진상규명 가열

「지하철 추행」 한미 진상규명 가열

박찬구 기자 기자
입력 1995-09-15 00:00
수정 1995-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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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에 희롱당한 30대여인 찾아라”/“문제여성은 미군의 한국인 아내”­미대사/“일행중 1명이 추행… 항의하자 뭇매”­조정국씨/“객차 4번째 문근처서 목격”… 피해자없어 수사 못해

『1백60㎝쯤인 30대 후반 주부를 찾아라』

지난 5월19일 서울 지하철 3호선 충무로역에서 발생한 주한미군의 성추행 사건이 또다시 한미양측과 언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제임스 레이니 주한미대사가 최근 국내 일간지에 게재된 기고문에서 『당시 한국 시민들이 미군에게 성희롱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은 미군의 한국인 아내였다』고 강조하면서 진실 밝히기를 위한 줄다리기가 가열되고 있다.

특히 미정부가 내달 12일 공판을 앞두고 사고발생 1백19일만인 14일 한국인 여성의 성희롱에 항의하다 미군에게 집단폭행당한 조정국(30·서울 도봉구 방학동 713의 42 청구아트빌라)씨를 상대로 사건진상 규명을 위한 임의진술서를 받아 귀추가 주목된다.이는 최근 서울지검 서울지구 배상심의회가 미정부를 상대로 한 조씨의 손해배상청구에 대해 「미국측에 책임이 있고전적으로 미군의 잘못이므로 조씨에겐 책임이나 과실이 없다」는 취지의 판정을 내린데 따른 것이다.한미행정협정(SOFA) 제23조 배상규정에 의거,주한미군 배상사무소측이 배상금 지급여부와 금액을 최종 결정하기 위한 자체 조사에 착수한 것이다.

배상사무소 소속 한국인 수사요원에 의해 시내 한 주차장 조씨의 승용차 안에서 이뤄진 이날 조사는 그러나 사건 발단인 성희롱 부분보다는 집단폭행 경위에 초점이 맞춰졌다.피해 당사자의 고소없이 제3자인 조씨의 주장만으로 친고죄인 성추행혐의에 대해서는 수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검찰도 미군 3명과 미군의 한국인 아내 등 4명에게 폭력혐의만 적용,기소했었다.

조씨는 이날 진술에서 『술에 취해 떠드는 미군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말다툼을 벌이고 있는데 미군 1명이 약수역에서 승차한 30대 후반 주부의 엉덩이를 만지면서 지하철 안쪽으로 밀었다』며 레이니 대사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했다.그동안 미측은 『프랭크 골리나 병장이 한국인 아내 소희 골리나의 엉덩이를 만진 것을 한국사람들이 오해했고조씨가 소희에게 침을 뱉고 뺨을 때렸다』고 주장해 왔다.

조씨는 그러나 당시 정황으로 미뤄 미측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한다.당시 자신은 객차 출입문 4곳 가운데 4번째 문 근처에서 미군 4명과 시비를 벌이고 있었고 이때 골리나 부부는 다른 일행 7명과 함께 3∼4m 떨어진 세번째 문에 모여 있었다는 것.따라서 골리나가 부인의 엉덩이를 만지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고 약수역에서 조씨의 맞은편 출입문으로 승차한 30대 주부와 소희 골리나간의 거리도 떨어져 있어 사람을 잘못 볼 여지도 없다는 것이다.조씨는 피해자의 차림새를 『블라우스와 정장 바지차림의 약간 통통하고 깔끔한 파마머리 주부』라고 떠올렸다.

이에 대해 미측은 조씨가 그동안 30대 후반 주부나 성희롱 현장을 목격한 시민을 수소문해 왔지만 별 성과가 없었다는 점을 들어 당시 전철에 오르기 전 「소주 2잔을 마신」 조씨의 진술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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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서울지구 배상심의회는 조씨가 청구한 「요양비 1백40만원,휴업배상 63만원,위자료 10만5천원」등 2백13만5천원 가운데 「요양비 1백37만7천90원,휴업배상 38만5천5백88원,위자료 10만5천원」 등 1백86만7천6백78원을 배상금으로 인정,최근 조씨와 주한미군 배상사무소측에 각각 통보했다.<박찬구 기자>
1995-09-1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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