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참사 구조 자원봉사자 현장증언 토론회

삼풍참사 구조 자원봉사자 현장증언 토론회

입력 1995-08-25 00:00
수정 1995-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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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더미속 “살려달라” 애원 아직도 생생…/장비부족·체계없는 구조활동에 아쉬움/늦게 도착한 구조대 생색내기에 실망도

삼풍백화점 붕괴참사 현장에서 구조활동을 벌였던 민간인 자원봉사자 10여명은 24일 하오 2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에서 열린 「삼풍사고 현장증언 토론회」에 나와 당시의 처참한 상황과 지휘 체계 및 장비의 미비 등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민간자원구조단」(단장 고진광·40·호산실업대표)주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곽정호(44·사진관경영)씨는 『사고직후 현장에서 중앙엘리베이터로 들어갔는데 콘크리트 더미에 다리가 깔린 한 남자가 손을 잡고 살려달라고 애원했었다』고 밝히고 『그러나 2차 붕괴가 우려된다며 지휘본부에서 철수지시를 내려 2차례나 손을 뿌리칠 수 밖에 없었고 결국 그 사람은 그 곳에서 숨지고 말았다』며 체계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당국을 원망했다.

용접 절단공이 필요하다는 방송을 듣고 급히 현장으로 달려갔다는 육광남(44·건축업)씨는 『현장에 있었지만 경찰의 제지로 작업에 투입되지 못한 민간인 용접공들이 많았다』면서 『이들이 투입됐더라면 부진했던 지상 잔해수거작업이 보다 신속하게 이루어졌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특히 사고직후 80여명을 구조하는 활약을 보였던 정제훈(33·식당업)씨는 『처음 현장에 도착했을 때 소방구조대가 도착하지 않아 함께 있던 민간인 6명과 장비도 없이 청진기를 들고 수 작업으로 흙을 파내 생존자들을 구출했다』면서 『뒤늦게 도착한 군,경찰,소방대 등이 생존자 쟁탈전을 벌이는 바람에 병원 후송이 지연되는 것을 봤을 때는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김환용 기자>

1995-08-25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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