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비판 잠재우기 “충격처방”/메이저 영 총리 당수직 사퇴 배경

당내 비판 잠재우기 “충격처방”/메이저 영 총리 당수직 사퇴 배경

박정현 기자 기자
입력 1995-06-24 00:00
수정 1995-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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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정책 반발 있지만 낙선은 안할듯

존 메이저 영국총리가 22일 보수당 당수직 사퇴를 선언하자 영국정가는 충격을 받은 듯하다.그만큼 그의 사퇴 선언이 전격적으로 이뤄진 탓이다.

메이저 총리가 당수직을 그만두겠다고 밝힌 것은 당내의 강한 비난에 직면했기 때문이다.비난은 메이저 총리가 유럽통합에 너무 유약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점과 각종 선거에서 노동당에 잇따라 패배한데서 비롯된다.

수상관저인 다우닝가 10번지를 물려준 마거릿 대처 여사는 지난주 「권력의 길목에서」라는 2번째 회고록을 출간했다.대처 전총리는 이 책에서 메이저 총리의 유럽통합정책과 공공복지정책 등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대처 여사는 책이 출간되는 시점에서 한 TV 시사토론에 나와 『유럽단일통화를 하게 되면 영국으로서는 가장 중요한 것을 잃게 되는 셈이 된다』며 메이저 총리의 유럽통합정책과 그의 나약함을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혹독히 비난했다.

대처 여사의 이런 강한 비난은 당내의 유럽통합 반대론자들의 입지를 강화시켰고 반대론자들은목소리를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메이저 총리가 이런 당내의 비난과 분열상에 직면해 당수직 사퇴를 선언한 것을 그의 정치적 위기라고 보기는 어렵다.오히려 이같은 수세에서 벗어나려는 「충격요법」의 성격이 강하다.

그가 당수직에서 물러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영국정가의 소식통들은 분석한다.또 강력한 정적의 한명인 마이클 헤즐타인 상공장관 등은 『메이저 총리는 지금 잘하고 있다』고 메이저 총리에 대한 적극적 지지 의사를 밝히고 있다.

다시 말해 당수직과 총리직에 도전할 의사가 현재로서는 없다는 입장이다.당내 일반의원들의 모임인 「1922 위원회」도 메이저 총리 지지를 밝히고 있다.

때문에 메이저 총리는 당수직 사퇴라는 강수를 써서 정례적인 당수선출 시기인 오는 11월까지 계속될 수도 있을 소모성 논쟁과 분열에 쐐기를 박겠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그리고 나약하게 비치고 있는 자신의 이미지를 바꿔보겠다는 승부수로 받아들여진다.<파리=박정현 특파원>
1995-06-2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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