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정부의 성취」 서울의 외국특파원 평가

「김영삼 정부의 성취」 서울의 외국특파원 평가

입력 1995-02-24 00:00
수정 1995-0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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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시위·최루탄… 세계화 “기대”/구로다 가쓰히로 일 산케이신문 지국장/「경제우위·탈정치」 사회기류 주시해야

얼마전 서울에 10년 이상 주재한 일본 기업인의 송별회가 있었다.그때 그는 한국생활을 되돌아보는 인사말에서 한국사회의 최대 변화는 학생시위와 최루탄이 없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5공화국 초기인 1982년 1월 오랫동안 계속돼 왔던 야간통행금지가 해제됐다.그러나 지금은 어느 누구도 불편했던 「야간통행금지 시대」를 떠올리지 않으며 훌륭한 역사적 정책결정이었던 「통금해제」를 평가하지 않는다.그것과 마찬가지로 한국사회로부터 학생시위와 최루탄이 사라진 것을 아무도 주목하지 않으며 평가하여야 한다는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김영삼 대통령 정권 출범후 2년간을 돌이켜 볼때 학생시위와 최루탄이 없어진 것은 틀림 없는 한국사회의 위대한 변화다.그러한 변화는 문민정권의 탄생으로 이루어졌다.확실히 김 정권의 최대의 업적이라고 평가해도 좋을 것이다.김 대통령의 그러한 문민정부 성과는 어려운 과도기에민주화를 정착시킨 노태우 정권의 노력 연장선 위에 있다.따라서 문민정부라 해도 과거를 부정만 해서는 안된다.역사에는 정직하지않으면 안된다.

학생시위와 최루탄의 소멸로 상징되는 김 대통령 정권의 2년은 한국 현대정치사상 국내 정치가 가장 안정된 시기라고 말할 수 있다.그때까지 한국의 대외 이미지는 학생시위와 정치불안이었다.그러나 지금은 반정부운동이 없어졌다.외국인의 눈에는 가장 감명 깊은 변화다.

그러나 국민들, 다시 말해 유권자들은 어느 나라에서든 요구 사항이 많다.정부의 훌륭한 업적을 강조·자랑하고 싶어도 국민들은 「당연한 일」 이라고 생각하고 무시하며 또 다른 것을 요구하면서 불만을 말한다.국민들에게는 정치안정이나 개혁이라는 업적은 이미 과거의 일에 지나지 않는다.예상 이상의 경제성장도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 고맙게 생각하지 않는다.김 대통령은 이때문에 또 다른 업적을 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런데 최근 김 대통령 정권의 정치스타일에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그것은 민자당의 당명 변경 중지와 대표지명이다.국민을 상대로 새로운 당명까지 모집하다가 갑자기 당 이름의 변경을 중지했다.국민들에 대한 공식 사과·헤명도 없었다고 생각된다.새로운 대표자 임명도 당대회 때까지 비밀이었다.김종필씨가 탈당, 신당을 선언하며 지적한 「독선·독단·충격에 의한 정치스타일」 이라는 비판은 당연하다.

김 대통령은 인품이 훌륭해 득을 보고 있으나 그의 정치스타일은 「선의의 지도자 한사람 정치」라 할 수 있다.한국정치는 역시 지도자 한사람의 정치가 아니면 안되는가.

그러나 문민정부의 업적일지도 모르지만 한국에서도 정치의 비중이 점점 가벼워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한국도 경제 규모가 커지며 근본적으로 국가를 움직이고 있는 힘은 정치가 아니라 경제로 옮겨지고 있다.

김 대통령의 최대의 업적은 한국사회를 탈정치화의 길로 이끈 것이 될지 모른다.학생시위의 소멸로 학생들은 이미 탈정치화 되고 있다.6월의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한국은 「정치의 계절」을 맞지만 국민들은 사실 탈정치화를 바라고 있는지도 모른다.

◎앤드루 스틸 영 로이터통신 지국장/정치안정 바탕,통일에 과감한 도전을

서울 중심가를 조금만 걸어도 김영삼 대통령 취임 이후 2년간 이루어진 한국사회의 변화를 곧 알수 있다.그러나 많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김 대통령은 앞으로 하여야 할 주요 과제를 안고 있다.

서울 중심에 있는 시청을 출발하면 여기저기 새로운 건물이 세워지고 있는 것이 보인다.그것은 김 대통령이 이룩한 경제성장과 기업안정의 상징적 조형물이다.김 대통령의 등장으로 실현된 30년만의 문민정권 탄생은 한국의 군사통치와 권위주의의 어두운 시대가 역사속으로 사라졌음을 세계에 알리는 분명한 신호였다.공정한 자유선거를 통해 권력에 오른 그의 길은 번영하는 민주국가로서의 한국의 성공적인 등장을 더욱 확실히 입증하고 있다.

서울시청으로부터 조금 떨어진 곳에는 서울신문을 비롯한 언론사들이 있다.언론은 김 대통령의 부정부패 추방운동이 강력히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비교적 자유를 누려왔다.세계의 언론감시단체들도 한국의 언론은 자유롭고 민주적이라고 선언했다.물론 한국의 언론자유가 완전히 장미빛만은 아니다.군사통치시대에 만들어진 언론자유를 제약하는 낡은 법의 잔재가 아직도 남아 있으며 김 대통령도 폐지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그러한 법률은 김 대통령 만큼 훌륭하지 못한 미래의 지도자가 등장할 경우 언론제약으로 악용될 잠재적 위험성이 있다.

김 대통령은 개방화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그러나 한국의 개방화는 아직 초기단계이다.서울에는 세계 주요 수도보다 여전히 외국인이 적다.하지만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은둔의 나라」 시대는 지났으며 한국은 새로운 자화상을 만들고 있다.

김 대통령은 클린턴 미국대통령, 옐친 러시아대통령, 미테랑 프랑스대통령, 강택민 중국국가주석 등 세계적 지도자들과 함께 국제무대를 활보하며 한국의 외교적 위상을 높여 놓았다.한국의 다음 목표는 유엔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진출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이다.그러한 목표의 실현도 그리 멀지않은듯 하다.그러나 한국에 있는 외국인들은 아직도 관료주의와 한국사회의 복잡함에 당혹할 때가 있다.김 대통령은 자신이 적극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세계화 혁명이 공허한 슬로건의 의미 없는 운동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인식하지않으면 안된다.

세종로 끝에 있는 국립박물관은 여전히 경복궁과 청와대의 시야를 막고 있다.그러나 일본 식민지배의 잔재인 국립박물관도 많은 논란 끝에 김 대통령이 철거를 결정함에 따라 멀지않아 사라질 것이다.그 결정은 일본및 「빅 브라더」 와의 관계에 있어서 한국의 점증하는 자신감과 함께 김 대통령은 한·일관계를 악화시키는 독소를 제거할 수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성흠제 서울시의원, 공공서비스 예약 공정성 강화… 제도적 관리 근거 마련

서울시가 운영 중인 공공서비스 예약 과정에서 매크로 등 자동화 프로그램을 이용한 부정 예약 문제가 반복되며, 시민들의 불편과 공정성 훼손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의회가 제도적 대응에 나섰다. 서울시의회는 23일 제333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서울시 공공서비스 예약시스템 운영 및 관리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의결했다. 이번 조례안은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성흠제 의원(더불어민주당, 은평1)이 대표발의한 것으로, 공공서비스 예약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정 이용을 예방하고 시민 누구나 공정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실제로 체육시설과 파크골프장 등 인기가 많은 공공시설에서는 특정 개인이나 단체가 반복적으로 예약을 이용하는 사례가 확인되며, 특히 매크로 등 자동화 수단을 활용할 경우 일반 시민이 예약에 참여하기조차 어려운 구조라는 점에서 제도 개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개정 조례는 공공서비스 예약시스템의 부정 이용 방지를 위한 기술적 조치와 이용절차 간소화를 위한 시책 마련을 명시하고, 시민 불편과 부정 이용 발생 현황을 포함한 실태조사 근거를 신설했다. 아울러 서울시가 예약시스템 운영성과와 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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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뒤에는 그러나 북한의 잠재적 침략가능성에 대비한 장벽이 있는등 무거운 남·북대결의 그림자가 여전히 남아 있다.김 대통령은 수십년간 계속돼온 북한의 불신과 의혹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으며 한반도의 냉전은 아직 끝나지 않고 있다.그런 가운데 김 대통령은 폭발성을 갖고 있는 미지의 인물인 김정일과 조만간 거래하지 않으면 안된다.김 대통령은 한국을 안정된 민주국가로 변화시키고 있지만 과감한 통일에의 도전을 단행하지 않을 경우 그의 성공적인 대통령상은 심각하게 평가절하 될 것임을 기억하지 않으면 안된다.
1995-02-2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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