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 가입으로 공정경쟁을(사설)

「ABC」 가입으로 공정경쟁을(사설)

입력 1995-01-22 00:00
수정 1995-0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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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의 무한증면경쟁과 무모한 무가지 대량발행은 시민단체의 우려를 넘어 국회에서까지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이제 이 문제는 언론사의 경쟁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그 파장이 사회·경제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개선의 필요성과 해결방법이 공론화되고 있음을 입증해준다.20일 열린 국회 문공위에서 여야의원들은 한결같이 신문의 무한경쟁사태에 강도높은 비난을 퍼부었고 아울러 신문발행부수 공사제도(ABC)의 조기시행을 촉구했다.

신문의 증면경쟁은 지난해 하반기 「1일 48면 발행체제」에 들어섰다.이같은 대폭증면이 독자의 정보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선택이었을까.해답은 그렇지 않다는 쪽이다.독자도 무턱댄 증면을 선호하지 않고 있음이 몇몇 수용자조사에서 밝혀진 바 있다.그럼에도 우리 언론은 양적인 부피가 곧 신문의 등급을 좌우한다고 믿고 있는 것같다.세계적인 영향력을 지닌 유력지들이 발행면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지 않는가.

무모한 지면경쟁은 결과적으로 신문의 질을 저하시키고 자원의 낭비를 자초한다.최근 신문의 잡지화 추세는가속화되고 있다.신문 용지난은 이미 종이파동을 예고하고 있으며 영세언론사나 잡지사들은 심대한 타격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증면경쟁과 함께 마구 찍어대는 무가지는 언론사가 크게 반성해야 될 부끄러운 자원낭비다.하루 3백만부의 신문이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독자의 손이 아닌 폐지처리장으로 직행한다는 것이다.이는 매일 3백60t의 종이를 버리는 것이며 연간 1천억원이 낭비되고 있음을 뜻한다.펄프를 거의 전량 수입해서 쓰고 있는 우리의 현실로는 참으로 엄청난 외화의 낭비가 아닐 수 없다.뿐만아니라 쓰레기종량제 실시이후 무가지의 양산은 쓰레기의 대량방출로 환경오염을 부추기고 있다.

소모적이고 무익한 무가지문제의 해결을 위해 발행부수와 유가지를 정확히 알려주는 ABC제도의 조기정착이 필요하다고 본다.독자와 광고주들에게 부수의 실체를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것이 ABC의 근본취지다.유럽국가등 27개국이 이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89년 민간기구로 한국ABC협회가 발족됐으나 현재까지 서울신문등 중앙지 3개사를 포함,겨우 7개사만이 가입하고 있을 뿐이다.왜 그런가.부수를 과장하는 뻥튀기식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자유롭고 공개적인 언론이 발행부수를 은폐하려는 비밀주의에 안주하려는 것은 모순당착이 아닐 수 없다.또한 시대에 역행하는 구습이다.



모름지기 모든 언론사는 ABC제도에 가입,공정한 실사를 통해 정당한 경쟁에 나서야 할 것이다.
1995-01-2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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