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은 제네바합의 충실히 이행해야”/「북핵 타결」해외신문사설 논조

“북은 제네바합의 충실히 이행해야”/「북핵 타결」해외신문사설 논조

입력 1994-10-21 00:00
수정 1994-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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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사찰 「적당한 해결」은 있을수 없는 일/“핵의혹 스스로 해결할 문제” 인식 필요

세계 주요언론들은 사설을 통해 일제히 북·미 제네바 합의사실을 다루고 북한은 합의내용을 충실히 이행하라고 강조했다.주요언론의 사설내용을 정리해본다.<편집자주>

▷워싱턴포스트(19일자)◁

이번 합의가 제대로 실행되면 큰 정치적 타결로 기록될 것이다.지역질서에 도전하고 주변국가의 핵무장을 촉발시키는 북한의 핵무장화라는 망령을 종식시킬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국제적 고립과 경제악화로 북한은 안전보장과 정치·경제적 혜택이 절실히 필요했으며 핵개발 가능성을 무기로 이것들을 얻어내려 했다.그러나 미국은 핵개발 능력을 전부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같은 거래가 이번 협상에서 이뤄졌다.북한은 핵시설을 개방하고 흑연원자로를 포기하는 대신 미국과의 외교관계 수립,경수로원자로 건설,대체에너지지원 등 대가를 얻었다.

협상과정에서 중국은 북한에 대해 분명히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일본도 합의에 따른 재정지원에 기꺼이 참여할수 있다는 점에서 최소한의 역할을 수행했다.한국은 안정성을 보임으로써 합의에 기여했다.

그러나 북한정권의 행태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북한 협상대표는 이번 합의가 불신을 제거했다고 말했지만 충실한 합의이행만이 불신을 제거하게될 것이다.<워싱턴=이경형특파원>

▷뉴욕타임스(19일자)◁

제네바 합의는 미국의 외교적 승리를 의미한다.이번 협상은 앞으로 핵무기 확산방지에 관한 교과서적 모범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협상과 관련,미국이 NPT 체제에 도전한 북한에 뇌물을 준 셈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으나 북한핵시설의 해체 등 실제로 NPT가 요구해온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얻어냈다.미국은 과거에도 핵개발 의도를 가진 나라에 유인책을 사용한 사실이 있다는 점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뉴욕=라윤도특파원>

▷요미우리(20일자)◁

북한은 경수로의 주요부품 반입이전에 국제원자력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조치를 받도록 돼있다.북한이 거부해온 특별사찰이 포함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특별사찰 실현이 5년 뒤로 미뤄졌지만평화적으로 포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달리 방법이 없다.북한은 합의문의 해석으로 특별사찰을 어렵게 만들지말 것을 촉구한다.과거의혹 해명은 해결을 위해 불가결하다.

본래 핵의혹은 북한 스스로 해소해야 할 문제임을 잊어서는 곤란하다.그런 의미에서 일본내에 자금지원에 대한 저항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하지만 북동아의 안정과 일본의 안전보장을 위한 비용으로 생각할수 밖에 없다.

▷니혼게이자이(19일자)◁

북·미회담이 원칙합의에 도달했지만 국제사회는 북한이 핵카드를 포기하도록 계속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특별사찰은 적당한 해결이란 있을 수 없다.특별사찰 일정이 명확치 않은 단계에서 지원을 시작하면 북한이 특별사찰을 반드시 받는다는 보장은 없다.북한의 이제까지의 행동을 보면 그렇다.

북한의 이제까지의 행동방식이 허용된다면 이라크 이란 리비아 등 많은 핵의혹국을 고무시켜 전세계로 핵이 확산되고 NPT 체제가 유명무실해질 우려가 있다.또 경수로지원에는 일본의 협력이 요청되는 바이지만 특별사찰의 담보가 없는 채로 일본이 참가하는 것은 국내적으로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절충을 통한 합의는 외교의 한 기술이다.하지만 이것은 성숙한 국제관계가 전제돼야 한다.지도자의 육성조차 들을수 없는 그런 나라와의 사이에 사용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도쿄=강석진특파원>

르 스와르(벨기에) 북·미 협상의 타결로 한반도에서 핵대결의 위협은 물론 북한핵개발을 둘러싼 국제사회와 북한간의 논쟁이 종지부를 찍을 것이다.이번 합의는 북한측의 핵개발 계획에 신기원을 이루는 것이며 실행에 옮겨진다면 미국은 지구상의 마지막 스탈린주의 정권과 관계를 정상화하게 된다.

이번 협상은 한국및 일본과의 긴밀한 협의속에 이뤄졌으며 한국,미국,일본 등을 포함한 이 지역 모든 나라에 유익할 것이다.이것은 또 지난 7월 김일성 북한주석의 사망 이래 후계자로 지목돼온 그의 아들 김정일이 3개월만에 공식석상에 나타난 직후 합의가 나왔다는 점에서 김정일의 권력승계가 임박했음을 뜻한다.<브뤼셀 연합>

▷르 몽드(19일자)◁

북·미 핵협상 타결은 반가운 소식이지만 독재정권과 관련된 것인 이상 신중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이번 협상타결은 올봄 평양정권의 핵사찰 거부로 야기된 핵위기를 외견상 명예롭게 종결하는 것이지만 미국측이 북한핵시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5년 이내에 실시토록 요구하고 있어 이 기간동안 핵의혹은 계속될 것이다.

한편 상호연락사무소 개설이라는 외교정상화의 시도는 권력기반 약화와 경제파탄으로 곤란을 겪고 있는 북한에 정통성을 강화시켜주는 동시에 「왕조적 정권교체」를 용이하게 해줄 것이다.<파리=박정현특파원>
1994-10-2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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